[민주신문=박정익 기자]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민주당) 대표가 개헌을 앞세우며 정계 복귀를 알렸다.

손 전 대표는 정계 복귀 선언과 함께 민주당을 탈당했다. 또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와의 연대를 시사해 대선 정국의 돌풍의 핵으로 급부상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도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민주당은 손 전 대표의 탈당이 미풍에 그칠 수 있다는 전망을 하면서도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이는 손학규계로 분류되는 대다수 민주당 의원들이 탈당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치고 있기 때문이다.

윤관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정계복귀를 하신 뒤 당과 함께 정권교체를 위해 큰 역할을 해주실 것으로 기대했다”며 “큰 틀에서 당과 함께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매우 아쉽고 안타깝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전체적인 기류가 탈당에 부정적인 상황에서 손 전 대표와 함께하겠다며 탈당을 선언한 의원도 있다. 탈당 도미노 현상으로 나타날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이찬열 민주당 의원은 21일 “이제는 손학규 대표를 도울 때가 된 것 같다. 처음처럼 함께 가려 한다”고 탈당을 선언했다. 

이 의원은 어제 손 전 대표의 기자회견 후 “나는 손학규 전 대표가 공천 줘서 온 사람이다. 손학규 전 대표 때문에 3선까지 했다. 내가 여기 남아서 무엇을 하겠나. 대표님 있는 곳으로 가야지”라며 “마음 속에 시점은 정해져 있다. 상황이 지금 긴박하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민주당과 반대로 손 전 대표에게 지속적으로 러브콜을 보냈던 국민의당은 환영일색이다. 

박지원 비대위원장을 비롯해 안철수 전 대표는 SNS를 통해 환영의 인사와 "국민의당에서 함께 하자"고 거듭 제안했고, 당 차원에서도 환영의 뜻을 밝혔다.

장정숙 국민의당 원내대변인은 “손학규 전 대표의 복귀는 답답한 기득권 정치에 절망한 국민들을 위한 신선한 가을바람이 될 것”이라며 “국민의당은 손학규 전 대표의 정계복귀를 환영하며, 장관, 도지사, 의원을 지내며 항상 뛰어난 업적을 이룬 손 전 대표의 합리적인 정치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7공화국 열겠다"

손학규 전 대표는 어제 “제7공화국을 열기 위해, 꺼져버린 경제성장의 엔진을 갈아 다시 시동을 걸기 위해, 대한민국의 미래만 보고, 소걸음으로 뚜벅뚜벅 나아가겠다”며 정계복귀를 선언함과 동시에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했다.

2년 2개월의 강진 칩거 생활을 마친 손학규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는 자부심만 남기고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손 전 대표는 “87년 헌법체제가 만든 6공화국은 그 명운을 다했고 지난 30년 동안 조금씩 수렁에 빠지기 시작한 리더십은 이제 완전히 실종됐다”며 “6공화국 체제에서는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더 이상 나라를 끌고 갈 수가 없다. 이제 7공화국을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제와 관련해서 “대한민국 경제는 지금 성장 엔진이 꺼졌다. 비정규직 문제, 청년실업 문제, 가계부채 문제들이 악순환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며 “고통스럽더라도 우리 경제의 패러다임을 근본부터 바꿔야 할 때”라고 밝혔다.

손 전 대표는 향후 활동에 대해 “정치와 경제의 새판짜기에 저의 모든 것을 바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 이 일을 위해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며 “국회의원, 장관, 도지사, 당 대표를 하면서 얻은 모든 기득권을 버리겠다. 당적도 버리겠다”고 민주당 탈당의사를 밝혔다.

이어 “꼭 대통령이 되겠다는 생각도 없다. 명운이 다한 6공화국의 대통령이 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며 “질곡의 역사를 겪으면서도 세계사에 유례없는 산업화와 민주화를 달성한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는 자부심만 남기고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고 강조했다.

손학규 전 대표는 어제 기자회견 직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자신과 가까운 이종걸, 강창일, 양승조, 조정식, 전혜숙, 이찬열, 강훈식, 김병욱, 오제세, 고용진, 정춘숙 의원 등과 함께 차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손 전 대표 측근들은 대부분 탈당을 만류했으나, 손 전 대표의 탈당의사가 강해 막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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