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성학원이 11월2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대강당에서 개최한 '2017학년도 대학입시 설명회'에서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입시 전문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민주신문=신상언 기자] 2017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역대급 불수능으로 불리며 수험생과 진학교사 등 학원가를 일대 혼란에 빠뜨렸다. 수능은 끝났지만 입시전략의 대수술이 불가피해 제2의 입시전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28일 교육계에 따르면 수능 이후 첫 주말인 지난 20일 서울 곳곳에서 입시설명회가 열렸다. 이날 유웨이중앙교육이 서울 강남구 강남구민회관에서 주최한 '2017학년도 정시 가채점 설명회'에는 2000여명의 학부모가 몰렸다.

유웨이중앙교육 관계자는 "평소에는 이렇게 이른 시간까지 많이 몰리지는 않았다"면서 "아무래도 올해 수능이 어려웠던 탓인가 싶다"고 전했다.

6년 만에 어려워진 불수능에 학생들의 혼란도 가중되고 있다. 수능이 끝난 17일부터 21일까지 5일간 문제 정답 이의신청 건수가 661건에 이르렀다. 또 올해도 어김없이 문제오류 논란이 발생했다. 한국사영역 14번 문제가 복수정답 논란에 빠진 것이다.

이에 평가원은 25일부터 오는 28일까지 이의심사위원회를 열고 정답을 최종 확정한 후 다음달 7일 성적을 통지할 예정이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남은 기간 자신의 성적과 상황에 맞는 입시 전략을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수시와 정시모집 중 자신에게 유리한 것을 선택해 집중해야 하고 점수대별 지원전략도 세워야 합격에 가까워질 수 있다.

SKY 385~390

가채점 결과 자신의 점수가 어느 영역대에 속해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첫 번째다. 28일 메가스터디·유웨이중앙교육·이투스교육 등 입시업체들이 가채점을 통해 1등급컷을 추정한 결과, 원점수 기준 국어영역 92점, 영어 94점, 수학 가형 92점, 수학 나형 88~92점으로 분석됐다.

국어영역(통합형)의 1등급컷은 지난해 수능 국어 B형에 비해 1점, 국어 A형보다 4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과생이 치른 수학 가형은 지난해 수학 B형에 비해 4점, 문과생이 치른 수학 나형은 수학 A형보다 7점 떨어졌으며 영어는 지난해와 같은 94점을 기록할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상위권대 경영학과의 정시 합격선(원점수 기준)은 서울대 388~390점, 연세대 385~387점, 고려대 385~386점, 성균관대 380~385점, 서강대 378~380점으로 추정된다. 입시업체들이 지난해 가채점 결과를 바탕으로 분석해 내놓은 정시 합격선에 비해 2~7점 가량 떨어질 전망이다.

의예과의 경우엔 최대 9점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측된다. 서울대 385~389점, 연세대 387~389점, 고려대 381~383점, 성균관대 384~386점, 중앙대 380~381점, 경희대 379~381점 등으로 나타났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수험생들은 등급 구분점수 추정치를 참고해 수시모집의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여부를 빠르게 판단해야 한다"면서 "그 결과에 따라 지원 전략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수시 전략

자신의 점수가 어느 정도 영역대인지 파악했다면 수시와 정시 중 더 경쟁력이 있는 곳에 집중하는 것이 유리하다. 수시는 대학별로 최대 6회까지 지원할 수 있으며 수시에 합격하면 정시에 지원할 수 없기 때문에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 수능 점수가 생각보다 잘 나오지 않아 정시모집에서 불리할 것 같다면 논술, 면접 등 수시 모집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서울 주요 대학은 19일부터 27일까지 논술고사를 실시했다. 이제 면접전형만을 남겨두고 있다. 지역균형선발전형은 12월2일 전 모집단위(수의대, 의대, 치의학과 제외), 3일 수의대, 의대, 치의학과 응시자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고려대 융합형인재전형은 12월3일 인문계열, 4일 자연계열에서 제시문 기반의 면접으로 실시된다. 연세대는 학교활동우수자 면접을 26일 실시한다. 경희대 면접은 인성면접으로 12월3일 서울캠퍼스 인문계열과 국제캠퍼스 자연계열, 4일은 서울캠퍼스 자연계열, 국제캠퍼스 인문계열 및 예체능계열 응시자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면접은 학교생활기록부와 자기소개서를 바탕으로 실시된다. 복수의 면접위원이 지원자의 서류 내용 중 확인이 필요한 사항을 질문하고 지원자가 이에 대답하는 방식이다. 면접을 통해 서류내용과 기본적인 학업소양 등을 확인한다.

면접을 잘 보기 위해서는 학교생활기록부나 자기소개서에 담겨있는 본인의 경험을 되돌아보고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 되짚어 생각해 보는 것이 좋다. 학생들이 고등학교 생활동안 경험했던 내용을 바탕으로 면접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지원대학 및 모집단위(계열)의 출제 경향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시험의 성격상 대학별 전형유형에 따라 면접 유형과 평가방법이 달라진다. 특히 해당 학과에 지원한 동기와 자신의 활동을 연관지어 학업의 열정을 보여줘야 한다.

평소 학교에서 토론이나 발표 시간에 자신의 생각을 조리 있게 이야기하는 연습을 하면 도움이 된다. 면접위원 앞에서 10분 안팎으로 본인의 생각을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부모님이나 선생님 앞에서 본인의 경험을 이야기해 보는 연습을 통해 면접 당일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또 면접관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제한된 시간에 말하려고 하는 내용을 모두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먼저 결론부터 말하고 부연 설명하는 것이 좋다.

정시 전략

정시모집은 수능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따라서 가채점 결과 수시보다 정시가 더 유리하다고 판단되면 다양한 대입 전형을 파악해 점수에 맞는 전략을 짜는 것이 중요하다. 정시모집은 가군, 나군, 다군 3번의 기회가 있는 만큼 적정 지원, 소신지원, 안정 지원을 하는 게 유리하다.

▲ 먼저 대학별 변화된 모집군을 파악해라. 국민대는 법학부, 건축학부 등 10여개 모집 단위를 다군으로 이동해 올해부터 가/나/다군 모두에서 선발이 이뤄진다. 단국대(죽전)는 가군 모집을 폐지했다. 기존 가군 모집이었던 모바일시스템공학, 수학교육과를 다군으로, 건축학과·화학공학과를 나군으로 이동시켰다. 서울여대 인문계열은 가/나/다군 모집을 가/다군으로 변경했다.

중앙대(서울)는 산업보안학과(인문)와 의학부를 제외한 가군 모집 단위를 나/다군으로 분산하고 공과대학·소프트웨어 등을 나군으로 이동해 올해는 자연계열 지원자들도 가/나/다군에서 모두 중앙대 지원을 고려할 수 있게 했다.

▲ 영역별 조합을 활용하라. 대학별로 반영하는 영역의 조합이 다르기 때문에 자신이 잘 본 영역의 조합을 적절히 이용하면 합격확률을 높일 수 있다. 중상위권 대학은 주로 국수영탐 4개 영역을 모두 반영하며 수도권 및 지방대는 3개 이하 영역을 반영한다. 또 숙명여대 통계학과는 수학, 탐구 외에 국어와 영어 중 1과목만 선택해서 반영할 수 있으므로 자신이 점수를 더 잘 받은 과목을 선택해 지원할 수 있다. 지난해 4개 영역을 반영하던 수학과도 올해는 통계학과처럼 국어와 영어 중 택 1을 반영하면서 수학 비중을 늘렸다.

인문계열은 주로 국어, 영어 비중이 높다. 고려대(안암), 성균관대, 연세대(서울), 중앙대(서울)는 국어, 수학, 영어 비율이 높은 반면 탐구 영역 비율이 낮다. 간혹 단국대(죽전), 숭실대처럼 경상계열 학과에서 국어보다 수학 영역을 높게 반영하는 경우도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자연계열에서 고려대(안암), 성균관대, 연세대(서울) 등 일부 상위권 대학은 수학, 과탐 영역의 비율이 높으나 주로 수학과 영어 영역의 반영 비율이 높은 대학이 많다. 서울대는 올해도 인문, 자연계열 모두에서 수학 비중이 가장 높다.

▲ 가산점을 노려라. 올해부터 수능 필수 과목이 된 한국사는 절대평가에 따른 등급만 제공된다. 따라서 각 대학들은 한국사 과목에 가산점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한국사 과목을 활용한다. 서강대, 성균관대, 연세대 등 대부분의 대학이 한국사의 등급별로 가산점을 부여하고 있다.

자연계열 학과의 경우 수학 가형이나 과학탐구 영역에 가산점이 부여된다. 특히 광운대는 다군 정보융합학부에서 수학 가/나, 사탐/과탐 응시자 모두 지원할 수 있으나 수학 가형 15%, 과탐 5%의 가산점을 부여한다. 국민대도 자연계열에서 수학 가형 응시자에게 10% 가산점을 준다.

교차지원시 지원 대학의 가산점 부여 방식도 살펴봐야 한다. 숙명여대 응용물리학과는 물리 응시자에게 20%, 한양대 자연계열은 과탐Ⅱ 응시자에게 3%를 가산하는 등 학과 특성에 맞는 일부 과목 응시자에게 가산점을 준다.

점수대별 전략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및 지방 소재 의학계열 학과에 지원 가능한 최상위권 학생들은 사실상 가/나군 두 번의 지원 기회를 가진다. 서울 소재 대학이 주로 가군과 나군에 몰려있기 때문. 하지만 올해 수능은 소위 ‘불수능’이라고 불릴 만큼 어려워 최상위권 학생들이 유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능이 어려울수록 변별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오히려 상위권 학생들이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한다. 서울 소재 대학의 인기학과와 지방 국립대 상위 학과에 지원할 수 있는 점수대인데, 경쟁률이 치열한 만큼 가군과 나군의 대학 중에서 한 개 대학은 반드시 합격 위주로 선택하고 나머지 군의 대학에 소신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상위권 학생들이 지원할 수 있는 학교와 학과는 대체로 수능 반영 영역에서 4과목을 반영하는 곳이 대부분이다.

중위권 점수대를 가진 학생들은 점수대가 몰려있어 경쟁이 특히 치열하다. 중위권 학생들의 경우 학생부를 반영하는 대학도 많으므로 학생부 반영비율이나 반영방법 등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중위권 점수대는 가/나/다군에서 골고루 모집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3번의 복수지원 기회를 가질 수 있다.

하위권 점수대의 학생들은 2개 대학 정도는 본인의 적성을 고려해 합격 위주의 선택을 하고 나머지 1개 대학은 소신 지원하는 것이 좋다.

대성학원이 11월2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대강당에서 개최한 '2017학년도 대학입시 설명회'에서 학부모들이 배치표를 보고 있다.

포기하지마

수능 시험은 원점수보다 표준점수와 백분위가 중요하다. 따라서 원점수로 자신의 성적을 섣불리 예단해선 안 된다.

또 수시에서 최초 합격에 들지 못해도 추가모집이 있다. 12월16일까지 수시합격자 발표가 마무리되면 21일까지 등록기간을 거친뒤 29일까지 충원등록 마감 기간이 있다. 따라서 미리부터 실망하는 것은 금물이다. 예비 합격자 순위에 들고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한다면 합격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 기간이 마무리되면 12월31일부터 정시 모집 원서접수 기간에 돌입한다. 정시모집에서 일부대학은 3학년 2학기 기말고사까지도 내신에 반영하기 때문에 마지막 시험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재수를 생각하는 경우에도 내년 수시모집에 기말고사 성적이 반영되므로 끝까지 포기해선 안 된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올해 정시모집은 대부분 수능 100%를 반영하지만 일부 학과는 학생부, 면접을 반영하는 대학도 있으므로 이러한 부분을 체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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