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삼성그룹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미래전략실(이하 미전실)을 해체하고, 대관 업무 조직을 없애기로 하는 등 경영 쇄신안을 발표했다.

삼성의 고강도 경영 쇄신안은 사실상 그룹 기능을 해체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미전실 기능은 삼성전자ㆍ생명ㆍ물산 등으로 분산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은 28일 미전실을 전격 해체키로 했다. 이준 미전실 부사장은 이날 그룹 기자실에서 “특검이 삼성관계자 5명에 대해 일괄 기소를 발표했다”며 “모든 책임은 미전실에 있음을 통감하고 미전실을 완전 해체한다”고 밝혔다.

우선 삼성은 미전실을 해체하고, 해당부서 임직원을 수원 삼성전자 사옥으로 대기발령 내기로 했다.

또 최지성 미전실 실장(부회장)과 장충기 차장(사장), 모든 팀장(임원)급 인사도 사임했다.

미전실 소속 7개 팀 200여명의 임직원들은 일단 삼성전자 등 원래 소속 계열사로 순차적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관측이다.

삼성은 또 대관업무를 담당하는 조직을 해체하기로 했다. 정경유착 근절을 위해 정부와 국회를 담당하던 대관 조직을 없애기로 결단을 내린 것이다. 앞으로 대관업무는 계열사별로 필요에 따라 운영된다.

삼성은 미전실 해체와 함께 계열사 독립경영과 이사회 중심의 경영 쇄신안도 내놨다. 핵심은 수요사장단회의 폐지와 계열사별 채용이다.

수요사장단회의는 매주 수요일 계열사 사장들이 참석해 전문가 강연을 듣고 주요 현안을 공유하면서 그룹의 방향을 가늠하는 자리였다.

삼성계열사는 그룹 방향을 결정짓던 수요사장단 회의가 폐지됨에 따라 대표이사와 이사회를 중심으로 자율 경영에 나서게 될 전망이다.

채용 역시 올해 상반기까지만 그룹차원에서 진행하고 하반기부터는 계열사별로 필요에 따라 자율적으로 선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부 출연금과 기부금도 10억원이 넘으면 이사회 의결을 거치도록 규정을 바꾼다. 규정 변경은 각 계열사별로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진행될 예정이다.

삼성 계열사들은 지금까지 이사회가 아닌 경영위원회에서 외부 후원금 등의 집행 여부를 결정해왔다. 이사회 의결은 관계 회사와의 거래 혹은 총액이 500억원 이상일 경우에만 거쳤다.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은 승마협회장을 내놓고 삼성전자 사장에서 사임키로 했다. 승마협회에 파견한 삼성 임직원도 소속 회사로 복귀한다.

이번 쇄신안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12월 열린 ‘최순실 게이트’ 관련 청문회에 참석해 미래전략실 해체를 약속한데 따른 후속 조치다.

미전실 기능은 삼성전자ㆍ생명ㆍ물산 등으로 분산될 것으로 관측된다.

우선 전략, 인사, 기획 기능 등의 미전실 기능을 삼성전자ㆍ생명ㆍ물산 3개 계열사 경영지원조직을 축으로 재편되고 장기적으로는 지주사에 흡수될 가능성이 높다.

이준 미전실 부사장은 이와 관련 “각 계열사별로 자율경영을 해나가며 후속조치를 마련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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