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국회 앞 더불어민주당 당사 대회의실에 걸린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사진. 사진=박정익 기자

[민주신문=박정익 기자]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제19대 대통령선거를 준비하는 후보들과 정당은 매일 이슈를 쏟아내고 있다. 조금이라도 유권자들을 향해 자신들의 공약이나 비전을 전달하려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 본격화된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과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은 그 어느 때보다 정권교체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문재인 후보의 ‘대세론’을 바탕으로 한 더불어민주당과 안철수 후보의 ‘강철수’로 맞붙은 국민의당이 현재까지는 가장 돋보이고 있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의 공통점은 바로 호남이다. 호남을 뿌리로 한 민주당은 20대 총선을 거치며 전국 정당으로 발돋움 했고, 국민의당은 지난해 4.13 총선에서 호남을 근거지로 탄생했다.

그만큼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호남이라는 공통점을 두고 재탈환 하려는 민주당과 수성하려는 국민의당의 수싸움은 계속되고 있다.

대선을 앞둔 상황에 호남의 선택은 민주당과 국민의당 입장에서 정권교체를 위한 필수 카드이자 호남의 선택의 없이는 정권교체가 불가능 하다는 것이 정치권 일각의 공통적인 견해다.

또 다른 공통점은 바로 故김대중 전 대통령이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으로 분열되기 이전 그들은 '김대중'이라는 호남의 정치 지도자와 함께 87년 직선제 이후 첫 정권교체를 이뤄냈고, 이후 故노무현 전 대통령의 참여정부까지 이어지게 만들었다.

호남의 정치적 지도자이자 정신적 지주인 김대중 정신은 ‘행동하는 양심’으로, 노무현 정신은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으로 정리할 수 있다.

서울 여의도 국회 앞 더불어민주당 당사 입구에 자리잡은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흉상. 사진=박정익 기자

대선을 앞두고 선거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한 민주당은 당사 입구에서부터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흉상이 전시돼 있다. 선대위회의가 열리는 4층 대회의실에도 어김없이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진이 걸려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김 대통령의 행동하는 양심과 노 대통령의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을 계승한다는 의미”라며 “두 분의 대통령이 했던 좋은 정책들을 이어가고 발전시키기 위함과 우리당이 배출한 자랑스러운 대통령들을 기억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국민의당에는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진을 찾아볼 수 없다. 선대위 체제를 준비 중이긴 하지만 정리가 된 당사 6층 대회의실은 물론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도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진은 찾아볼 수 없다.

국회 본청에 자리한 국민의당 당대표 회의실. 사진=박정익 기자

국민의당 관계자는 이에 대해 “특별한 이유는 없다”며 “민주당 같이 두 분의 사진을 걸어놓았다고 해서 정신을 계승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행동으로써 두 분의 정신을 보이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호남을 위한다는, 호남을 근거지를 둔 국민의당이 호남의 정치 지도자이자 정신적 지주인 김 전 대통령의 사진조차 없는 것은 아이러니 하다. 게다가 현재 국민의당 당대표를 맡은 박지원 대표는 김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까지 역임했다.

민주당이든 국민의당이든 정권교체를 이루기 위해서는 호남의 선택은 필수다. 그러나 말 뿐인 호소는 호남과 호남민심은 그저 공허한 메아리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과 국민의당에 대한 호남의 선택은 결국 5월9일 유권자의 손에 판가름 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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