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 18일 전라북도 전주시 전북대학교 후문에서 진행된 집중유세에서 시민들 환호에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현역 의원 50명 이상 투입…文후보 부인 호남 상주"
"총선 때 국민의당에 뺏긴 호남민심 탈환 안간힘"

[민주신문=박정익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호남 재탈환 의지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호남은 야권의 정치적 고향이자 야권의 심장이다. 특히 전통적으로 호남의 맹주였던 민주당은 지난 2016년 4.13 총선에서 광주‧전남‧전북 등 호남 의석수 총28석 가운데 3석을 확보하는데 그쳐 국민의당에 호남 맹주의 자리를 빼앗겼다.

현재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추미애 대표 겸 상임선대위원장은 지난해 8.27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되자마자 ‘호남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직접 위원장을 맡는 등 호남민심을 되돌리기 위한 행보를 지속적으로 보였다.

그만큼 호남 민심을 다시 얻는 게 관건인 민주당은 선대위 지도부와 더불어 문재인 후보, 문 후보의 아내인 김정숙씨도 연일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특히 문 후보의 아내 김정숙씨는 지난해 추석이후 매주 호남을 방문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고, 공식적으로 대선국면에 들어간 현재 호남에서 거의 상주하며 문 후보를 지원사격하고 있다.

민주당 선대위도 호남 민심을 되돌리기 위해 총력전에 들어갔다. 민주당 광주시당은 광주선대위에 ‘친노(친노무현) 좌장’이자 7선 중진인 이해찬 전 국무총리와 '지역주의 타파 아이콘'인 김부겸(대구 수성갑) 의원 등 당내 중량급 인사들을 전진배치했다.

이외에도 양향자 최고위원을 비롯해 지역인사인 박경린 전 광주YWCA 사무총장, 윤광장 전 5·18기념재단 이사장 등도 선대위에 합류해 활동에 돌입했다.

또한 민주당은 국민주권 중앙선대위 내에 ‘호남지원단(공동단장 전해철 의원, 김영록?오영식 전 의원)’을 별도로 구성해 호남 재탈환을 위한 의지를 천명했다.

호남지원단은 지난 17일부터 시작된 공식선거운동 첫 일주일 동안 호남 출신 국회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50명 이상을 호남에 집중 투입하면서 대선 초반 호남의 민심을 잡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특히 호남 선거지원은 호남 민심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들의 자발적 참여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호남 출신 광역‧기초의원들도 호남 선거지원에 참여할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호남지원단은 향후 남은 대선 선거운동 기간 중 1박 2일 일정으로 최소 2회 이상 호남 선거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전윤철 공동선대위원장, 김효석 공동선대위원장, 김영록 조직본부장, 김태년 특보단장, 전해철 조직특보단장, 김성한 전 기아타이거즈 감독 등 국민주권 중앙선대위에 참여하고 있는 주요 인사들도 집중 투입될 예정이다.

총력전

민주당의 호남 민심을 되찾기 위한 행보는 대선이 진행될수록 더욱 무게가 실릴 모양새다. 이와 동시에 이들을 바라보는 호남 민심도 지난 4.13 총선 때와는 달리 바뀌는 분위기라 추후 호남 민심을 얻기 위한 행보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송영길 민주당 선대위 총괄본부장은 20일 “낮에는 호남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밤에는 서울에서 캠프 실무를 총괄 점검하는 주호야도(晝湖夜道)로 대선 승리 쌍끌이를 할 것”이라며 전남 동남부 지역을 돌면서 문 후보의 지지를 호소했다.

송 본부장은 이날 하루에만 자신의 고향인 고흥을 시작으로 보성, 순천, 광양, 광주 등을 돌며 강행군을 이어갔다. 

그는 “유신 독재, 5공 독재 하에서 빨갱이로 몰려 온갖 수난을 당하고 3번의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도 민주주의와 남북평화를 추구해온 김대중 대통령의 정신이 바로 호남의 정신이고 문재인의 정신”이라며 “이명박-박근혜 정권9년 곳곳에 쌓인 부패기득권 세력을 씻어낼 첫 번째 문을 호남에서 열어 새로운 대한민국의 주역이 돼야 한다. 문 후보를 최초로 영호남에서 모두 인정받는 대통령, 국민통합 대통령을 만들어 민주주의의 새로운 파란을 일으켜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호남에 현역의원이 3명밖에 없어 호남 민심과 열망을 아우르기 위해 현재 민주당 현역 의원들과 선대위 주요 인사들이 호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호남은 민주당으로서는 심장이자 뿌리”라고 강조했다.

관계자는 “민주당이 처음부터 호남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으로 앞서는 않았다”며 “본선으로 진행되면서 약간 불안한 면도 있었는데, 현재 여론조사 결과에 안주하지 않고 더 낮게, 더 바닥으로 내려가 호남 민심을 아우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역에서 호남지원단이 선거 지원을 하는 것에 대한 분위기는 좋다”며 “특히 인지도가 있는 표창원‧조응천 의원이나 청문회 스타인 안민석 의원, 박영선 선대위원장, 송영길 총괄본부장 등의 중량급 인사들이 호남에 내려와 민심을 청취하고 소통하는 것에 지역에서도 계속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호남지원단과 민주당의 행보를 보는 호남 민심은 어떨까? 광주에서 자영업을 하는 이모씨(51세/남)는 “진작에 했어야 했다. 바라보는 것도 그렇고, 분위기도 상당히 좋다”며 “대선은 총선과 다르게 구도싸움인데, 수도권의 역량 있는 박영선 의원이나 김두관 의원, 송영길 의원 같은 사람들이 내려와 지역과 융화되는 모습이 좋은 반응을 이끌고 있다”고 밝혔다.

이모씨는 “실제로 호남은 문 후보에 대한 반감도 아직 남아있다”며 “그러나 국민의당이 보수표를 의식해서 영남이나 중원을 신경 쓰는 것 같다. 국민의당은 호남의 선택과 발판으로 큰 정당”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김대중 정신을 계승했다고 하면서 햇볕정책도 부정하는 느낌이다. DJ(김대중 전 대통령 이니셜)는 대북관 중 통일관을 가장 중요시 했다”며 “당내 DJ와 관계가 있던 호남 의원들이 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는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사드배치와 관련해 안철수 후보가 사드반대 당론을 후보 중심으로 모아져야 한다고 했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이 실패한 이유가 독선이다. 최근 안 후보의 주장은 박근혜식 같다”고 일침했다.

그러면서 “호남은 다음 주가 되면 누구를 뽑을지 대부분 정해질 것”이라며 “어떤 변수들이 나올지는 모르지만, 호남 민심은 자연스럽게 한 쪽으로 쏠리게 될 것이다. 호남도 많이 변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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