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족은 환영, 업주는 한숨 이견 '팽팽'
"점장이 언론 인터뷰 금지" 입단속하기도

서울 지하철 2호선 충정로역 인근에 위치한 CU편의점 전경. 사진=신상언 기자.

[민주신문=신상언 기자] 2018년도 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확정되면서 최저임금 인상의 최대 수혜자인 ‘알바족’과 ‘업주’간 갑론을박이 뜨겁다.

본지는 갈수록 뜨거워져 가는 최저임금 논란 속에 현장에서는 어떤 목소리가 나오는지 듣기 위해 서울시내 편의점·커피전문점 등 곳곳을 돌아보며 현장의 목소리를 담았다.

취재 결과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는 젊은이들은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인 반면 업주들은 한숨만 내쉬고 있었다.

갑론을박이 뜨거운 가운데 정부는 영세업체를 위해 3조 원의 지원금을 책정하고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 원 시대를 열 것을 강력히 시사했다. 이에 프랜차이즈·영세자영업자들의 고심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17일 서울시내 곳곳의 편의점·커피점문점을 중심으로 아르바이트생, 점주들의 최저임금에 대한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본 결과 아르바이트생들은 대체로 최저임금 인상에 찬성하는 분위기였지만 그 이유와 입장은 조금씩 달랐다.

최저임금 문제가 노동계 최대 화두로 떠오른 만큼 최저임금 인상 문제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곳도 많았다.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인근에 위치한 CU편의점 알바생 최모(23)씨는 최저임금 인상에 관한 기자의 질문에 “점장님께서 최저임금 관련된 문제에 대해 언론 인터뷰는 일절 하지 말라고 하셨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언론사가 몰려 있는 지역인 만큼 이미 기자들의 방문이 잦았던 터라 문제가 될 소지도 있고 워낙 민감한 문제라 아예 인터뷰를 하지 말라고 했다는 것.

세종문화회관 인근에 위치한 세븐일레븐에서 근무하는 대학생 이진주(22)씨는 “최저임금 인상을 당연히 환영한다”며 “하지만 한 번에 1만 원으로 오르는 것은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저임금이 너무 갑자기 한 번에 오르면 고용주들도 부담이라 알바자리를 줄이지 않겠느냐”며 “지금처럼 단계적으로 올리는 정책에 찬성한다”고 덧붙였다.

점주가 직접적으로 고용불안을 느끼게 한 적은 없지만 알바생들의 마음 한편에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고용불안을 걱정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실제로 점주들의 한숨은 깊어지고 알바 고용에도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서울 지하철 2호선 충정로역 인근 CU편의점을 운영하는 점주 김모(40)씨는 “올해 최저임금 기준으로도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며 “내년도에 1000원 이상 오른다는 데 어떻게 할지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이어 “그나마 정부에서 지원해 준다고 하니 당장에는 부담을 줄일 수는 있겠지만 내년, 내후년에도 오를 텐데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고 우려섞인 목소리를 전했다.

김씨가 운영하는 편의점은 이미 알바가 근무하고 있었지만 일손이 부족해 점주인 김씨가 직접 냉장고 창고에서 땀 흘리며 기자의 질문에 답했다.

최저임금 인상을 찬성하는 알바생들의 이유도 제각각이었다. 광화문역 인근 C커피점문점에서 일하고 있는 취업준비생 고모(28)씨는 이미 최저임금보다 높은 시급인 8000원을 받고있음에도 최저임금 인상을 환영했다.

그는 “현재 최저임금보다 많은 시급 8000원을 받고 있지만 그렇다고 월급이 넉넉한 것도 아니다”며 “아무래도 최저임금의 기준 자체가 오르면 현재 받고 있는 현재 시급도 조금은 올라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있다”고 전했다.

취준생 신분이라 내년에도 알바를 해야할 수도 있기 때문에 최저임금이 단계적으로 오르는 데 찬성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수석보좌관회의를 열고 “내년도 최저인금 인상 결정은 최저임금 1만원 시대로 가는 청신호”라면서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과 국회의 협조를 촉구했다. 정부의 의지가 강력한 가운데 노동계와 경영자측의 입장이 상충돼 향후 논란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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