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페이 사용자 500만 돌파, 세계1위 페이팔과 협력
홍채·지문·목소리 등 생체정보 바이오페이 등장

은행 ATM기기에 설치된 삼성페이 전용 시스템. 삼성페이를 실행시킨 후 모바일기기를 갖다대면 은행 입출금·계좌이체 등 금융서비스를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사진=신상언 기자

[민주신문=신상언 기자] 삼성페이·카카오페이 등 간편결제서비스가 잇따라 생겨나면서 시장을 점유하기 위한 기업간 각축전이 뜨겁다.

간편결제서비스는 카카오페이·네이버페이 등 온라인을 통한 서비스부터 삼성페이·LG페이 등 오프라인 시스템까지 다양한 만큼 경쟁도 치열하다.

삼성은 최근 세계적인 전자결제서비스 업체인 페이팔과 협력해 온·오프라인을 통합한 전자결제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미국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애플페이의 아성을 무너뜨리겠다는 계획이다.

최근엔 롯데가 손바닥의 정맥을 인식해 결제할 수 있는 ‘바이오페이’ 기술을 선보여 간편결제서비스를 한 단계 진화시켰다. 이에 타업체들도 홍채·지문·목소리 등 다양한 신체정보를 활용한 바이오페이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지나친 경쟁으로 자칫 보안에 소홀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생체정보의 경우 유출이나 복사되더라도 변경할 수 없다는 취약점이 있어 더욱 보안에 신경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삼성과 전세계 2억명 보유한 페이팔의 시너지

19일 삼성전자는 미국의 전자결제업체 ‘페이팔’과 협력해 온·오프라인을 통합한 결제시스템을 구축한다고 밝혔다. 페이팔은 전세계 2억 명의 사용자를 보유한 세계 1위 온라인 업체다. 오프라인 결제 시장의 강자인 삼성이 페이팔 사용자를 흡수함으로써 시너지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삼성페이 사용자들은 모바일 기기를 열어 삼성페이와 페이팔 중 선택해 결제할 수 있게 됨으로써 기존 오프라인 결제 방식에 온라인 결제를 추가할 수 있게 됐다. 또 페이팔 계정을 가진 사용자들은 삼성페이로 결제할 수 있어 온·오프라인에서 동시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는 미국에서 시스템을 구축하고 향후 서비스를 전세계로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미국에서는 애플페이가 모바일 결제 점유율에서 36%를 차지하며 시장을 선도해왔다. 페이팔은 34%를 차지해 2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삼성페이 점유율은 6위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제휴로 삼성과 페이팔이 애플페이의 아성을 넘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페이는 지난 2015년 3월 국내 처음 출시된 이후 미국·중국·인도·브라질 등 18개 국가에 서비스되고 있다. 시장에 따라 서비스 형태가 조금씩 다르지만 온·오프라인 결제뿐 아니라 멤버십카드·로열티카드·기프트카드·교통카드 등 지역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은 그동안 갤럭시S 시리즈, 노트 시리즈 등 프리미엄 제품에만 삼성페이를 제공해왔으나 갤럭시A, 갤럭시J 시리즈 등 보급형 모바일 기기에도 삼성페이를 추가 적용해 국내 고객들까지 흡수한다는 방침이다.

대기업, 은행 등 전자 페이 전성시대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페이의 사용자는 지난 5월 기준 500만 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결제서비스의 이용자 수와 빈도가 잦아지면서 시장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국내 모바일기기 시장의 강자인 LG전자도 지난달 ‘LG페이’의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경쟁에 뛰어들었다. LG페이도 삼성페이와 같이 모바일 기기를 카드단말기에 갖다 대면 바로 결제가 이뤄지는 방식이다.

LG페이는 현재 신한·KB·BC·롯데 등 4개 카드사를 우선 지원하며 오는 9월까지 국내 모든 카드사로 서비스를 확대할 방침이다. 원하는 신용·체크카드는 최대 10장까지 등록해 사용할 수 있고 다양한 할인과 적립 혜택은 물론 교통카드로도 이용가능하다.

또 보안 문제를 강화하기 위해 지문인증은 물론 매번 새로운 가상 카드번호를 사용하는 등 안전 문제에 만전을 기했다. LG전자는 삼성전자와 함께 국내 모바일 시장을 이끌어가고 있는 만큼 전자결제시장에서도 LG페이의 영향력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LG페이는 LG전자의 최신 스마트폰 기종인 ‘G6’에서만 구동가능하다는 단점이 있어 삼성페이의 점유율을 따라잡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구글, 애플 등 글로벌 기업들도 전자결제 경쟁에 한창이며 향후 국내 진출도 앞두고 있다. 구글이 개발한 ‘안드로이드페이’는 연내 국내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애플은 올해 하반기 ‘아이폰8’ 출시에 맞춰 ‘애플페이’를 국내에 출시한다.

‘안드로이드페이’와 ‘애플페이’가 본격적으로 국내에서 서비스를 시작한다면 국내 모바일 간편결제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삼성페이, LG페이, 안드로페이, 애플페이 등 치열한 각축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간편결제시장의 저변확대

삼성페이·LG페이 등 오프라인 기기를 통한 간편결제서비스뿐만 아니라 카카오페이·네이버페이 등 온라인 업체들도 고군분투하고 있다. 대형 유통사를 중심으로 한 이들 업체들은 폭넓은 유통망과 다양한 서비스를 무기로 저변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신세계는 지난 2015년 7월 SSG페이를 선보였다. SSG페이는 신세계가 보유한 유통망을 바탕으로 7000여 개의 가맹점에서 이용가능하다. 또 일반 구매 결제뿐만 아니라 할인과 포인트 적립, 현금·전자영수증 발행까지 가능하도록 했다.

선물하기 기능과 현금 결제 후 잔돈 충전 기능도 있다. 그밖에 서울시 세금납부서비스, 교통카드 기능, 계좌결제, 아파트관리비 납부, ATM 출금 서비스 등 기능을 갖춰 고객 편의를 극대화하고 있다.

신세계 이외에도 많은 유통업체들이 간편결제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자체 모바일 간편결제시스템인 ‘H월렛’을 출시해 NHN페이코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부터 현대백화점에서 '페이코'로 결제가 가능해진다.

또 11번가를 운영하는 SK플래닛도 최근 기존 간편결제서비스인 '시럽 페이'를 개편한 '11pay'를 선보였다. 11pay는 11번가에서 카드선택과 포인트, 마일리지, 쿠폰 등이 바로 자동 적용 가능토록 결제 절차를 최소화했다.

배달의민족이 서비스하는 '배민페이'와 숙박 O2O(Online to Offline) 다방의 '다방페이' 등 다양한 간편결제서비스가 생겨나고 있다.

모바일 기기로 삼성페이를 실행시킨 화면. 사진=신상언 기자

간편결제시스템의 무한 진화 ‘바이오페이’

지난 2015년 9월 L.pay(엘페이)를 선보인 롯데는 지난 5월 손바닥을 스캔해 결제할 수 있는 바이오페이 기술을 선보였다. 온라인 결제시스템과 모바일 기기를 통한 오프라인 결제방식을 넘어선 혁신적인 기술로 평가받는다.

롯데카드가 세계 최초로 선보인 '핸드페이(Hand Pay)'는 자신의 손바닥 정보를 사전에 미리 등록하면 전용 단말기가 설치된 어디서나 결제가 가능한 서비스다. 생체 정보를 이용한 ‘바이오페이’는 지갑, 카드, 모바일 기기 등이 필요없는 진보한 간편서비스로 평가된다.

단말기에 손바닥을 직접 대지 않고 근적외선 센서가 정맥 속 헤모글로빈 성분을 조사해 식별하는 방식으로서 위생적이고 타 인증수단에 비해 정확도도 훨씬 높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6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31층에 오픈한 무인 편의점 '세븐일레븐 시그니처'에 핸드페이를 처음으로 상용화했다. 생체정보만으로 본인인증과 함께 신용카드 결제까지 이루어지는 바이오페이(Bio Pay) 서비스가 상용화 된 것은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도 처음이다.

롯데카드는 핸드페이 기술을 향후 세븐일레븐, 롯데마트, 롯데백화점 등 유통계열사 주요 매장을 중심으로 설치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이번달 중으로 세븐일레븐 17개 매장에 핸드페이 시스템을 설치할 예정이고 연내에 롯데백화점·롯데마트 등 대형유통점으로 확대설치할 계획”이라며 “내 몸 자체가 결제수단이 됨으로써 편의성을 극대화한 만큼 앞으로 사용자, 빈도 측면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 페이 기술은 목소리, 홍채, 지문, 얼굴, 걸음걸이 등 다양한 생체정보를 활용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삼성페이는 이미 지문정보를 활용한 결제방식을 도입했으며 향후 음성을 활용한 결제서비스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비씨카드는 지난달 국내 금융사 중 최초로 사용자 본인의 목소리를 이용한 보이스 결제인증 서비스를 시작했다. 파이도(FIDO) 기반의 바이오 인증기술을 통해서다.

가까운 일본에서도 바이오 결제 서비스가 상용 중이다. 일본 지방은행인 오가키 쿄리츠 은행은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 후 통장·카드 등을 분실한 고객들을 위해 손바닥 정맥을 통한 결제 서비스를 도입했다.

얼굴로도 결제가 가능한 시대가 올 가능성도 커졌다. 방산전문업체 퍼스텍은 얼굴 인식 알고리즘 성능을 인증받고 관련 기술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3년에는 제주국제공항에 자사의 얼굴인식 시스템을 설치한 바 있다. 해당 기술이 더 상용화된다면 금융업 등 결제서비스에서도 얼굴인식 방식이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러한 바이오 페이 기술은 보안에 취약한 단점이 있다. 생체정보는 고유정보로서 비밀번호처럼 주기적으로 변경할 수 없기 때문에 한 번 유출되면 되돌릴 수 없는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 때문에 생체정보를 기반으로 한 결제시스템은 더욱 더 보안·유출에 신경써야 한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생체정보는 변경가능하지 않다는 점에서 유출시 큰 우려가 될 수 있지만 핸드페이는 정맥 정보를 패턴으로 변경해 해독이 불가능한 데이터로 남기기 때문에 오히려 비밀번호 등 기존 보안책보다 더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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