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기록적 폭우 피해 속 도의원 4명 외유 강행 비판 여론 비등
홍준표 "정무 감각 없는 듯" 비판..민주당 "해당 의원 윤리심판원 회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19일 주요 당직자와 당원 등 100여명과 함께 지난 16일 기록적인 폭우로 수해를 입은 충북 청주시 상당구 낭성면 수해현장을 찾아 이시종 충북지사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이학성 기자] 충북 지역이 최악의 기록적 폭우로 인해 농경지 피해는 물론 사망자 까지 발생하는 등 피해액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도의회 의원들이 유럽 연수를 강행한 것에 비판 여론이 비등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충북도의회 김학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국민들을 설치류에 빗댄 발언으로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김 의원은 19일 KBS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세월호부터도 그렇고, 국민들이 이상한, 제가 봤을 때는 뭐 레밍(lemming)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집단 행동하는 설치류 있잖아요"라고 발언, 지역시민단체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는 상황.
 
레밍은 3.5∼3.8㎝의 몸통에 1.5㎝ 정도의 꼬리를 가진 쥐과 설치류다. 집단 서식하다 직선 이동하면서 호수나 바다에 줄줄이 빠져 죽기도 해 '집단 자살 나그네쥐'로 불린다.

김 의원과 같은 당 박봉순·박한범 의원, 더불어민주당 최병윤 의원 등 행정문화위원회 소속 의원 4명은 지난 18일 8박10일 일정으로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관공서와 관광지 등을 둘러보기 위한 국외 연수를 떠났다.
지방자치법의 지방의원 국외 연수 관련 규정에 따른 것이라지만, 출국 하루 전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정부에 촉구해 놓고 곧바로 여행 짐을 꾸렸다는 점에서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도의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기록적인 폭우로 인한 수해로 깊은 상실감과 아픔에 잠겨 있는 상황에서 해외 연수를 강행한 것은 그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도민에게 씻기 어려운 큰 상처를 드린 점에 대해 고개 숙여 사죄 한다"고 밝혔다.

이날 청주시 낭성면 수해 복구 현장을 찾은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도 "소식이 없는 것을 보면 (유럽에서) 열심히 놀고 있는 모양인데, 이런 일이 있으면 여행을 중지하고 바로 돌아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홍 대표는 "(해당 의원들은) 정무 감각이 없는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민주당 충북도당도 대국민 사과문을 내고 "폭우 피해 상처가 깊은 상황에서 행해진 해외 연수는 분명 잘못됐다. 정당을 떠나 부적절한 행동을 한 도의원 4명의 행동은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밝히면서 자당 소속 최병윤 의원을 도당 윤리심판원에 회부하겠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은 이들에 대한 즉각적인 징계절차에 돌입했다. 한국당 당무감사위원회는 20일 당무감사위원회의를 열고 "지역주민들이 수해로 고통 받고 피해 복구에 여념이 없는 가운데 외유성 해외 연수를 떠난 당 소속 충북도의원 김학철, 박봉순, 박한범 의원 3명에 대해 최고 수위의 중징계를 '제명'을 권고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민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