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국민보고대회서 문 대통령이 강조한 직접민주주는 시대에 역행
"진심과 정도의 방향성 갖고 간다면 보수의 위기 타개할 수 있어"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22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예인홀에서 회고록 출간 간담회를 열고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이학성 기자] 보수진영의 원로이자 한국 정치사에서 가장 오랜 시간 동안 대세론의 한복판에 서 있던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22일 자신의 회고록 발간 출판기념회를 갖고 여러 정치현안에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이 전 총재는 이날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은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대국민보고대회에서 직접민주주의를 강조한 것을 비판했다. 이 전 총재는 "다수 집단이나 힘 있는 자에게 매몰되기 쉬운 직접민주주의의 단점을 보완하고 합리적인 정치로 만든 게 간접민주주의라고 이해한다. 간접민주주에 치중하기 때문에 한국 정치가 낙후됐다는 견해는 독단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전 총재는 "촛불집회와 같은 광장의 집단적인 것은 일시적"이라며 "항시적으로 상례화 되면 이건 국가의 법이 정한 국정 운영의 틀이 흔들린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가 장기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탈원전 정책에 대해서도 "장기적 국가정책은 즉흥적으로 발표하고 나중에 바꾸는 건 안 된다"고 한 뒤 "국가 원전 문제도 바로 시행할 것처럼 하다가 앞으로 검토하겠다는 식으로 말을 바꾸면 국민들이 굉장히 불안해 한다"고 지적했다.

회고록에서 대통령 탄핵사태로 인한 보수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방편으로 정의·반성·혁신을 제시한 것에 대해 “정치는 누군가 코치를 한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니고 결국 본인들이 부딪치고 해서 열어나가는 것이다”며 “진심과 정도로 방향성을 갖고 간다면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고 조언했다.

정계개편 가능성에 대해선 "합종연횡이 당선 되기 위해서는 묘수일 수는 있지만 눈앞의 이익만을 따라가선 안 된다”며 “오히려 지금 당장 손해 보더라도 묵묵히 제길을 가는 것이 훗날 국민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의 거듭된 도발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엔 “김정은 절대 핵을 포기하거나 축소하지 않는다는 점은 분명하다”며 “북한이 대화·협상에 의해서 북핵을 축소하고 폐기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처럼 생각하는 건 아주 잘못되고 위험한 생각이다”고 했다. 

아울러 이 전 총재는 이스라엘의 자위적 방어체계의 우수성을 언급하며 “북핵 문제 뿐 아니라 북한의 재래식·화학무기도 큰 문제인 점을 간과하고 있다”며 “자체 방어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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