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강원랜드의 총체적 인사 청탁 비리를 언급하며 "백이 없어서 들어가지 못한 청년들을 응원하고 인사 청탁으로 들어온 사람이 승승장구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더 이상 최악의 공기업이 되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어떤 사람들은 95% 라는 말을 했고, 며칠 뒤 언론사들은 100%라고 했습니다. 임직원 평균 연봉 7000만 원이 넘는 강원랜드의 지원자 5286명 중 518명을 제외 한 나머지 사람들은 그냥 들러리에 불과했습니다.

일반 지원자들은 공정한 기회조차 없이 국회의원의 보좌관 경력이라는 이유로, 유력 정치인의 추천이라는 이유로 합격한 사람들로 인해서 취업을 할 수 없었습니다. 인사청탁을 한 것으로 알려진 의원들은 "명단의 입수 경위가 어디냐, 이명박 박근혜 정부 이전에서는 없었느냐, 같은 동료 의원들끼리 이러는 것 아니다" 라고 이야기합니다.

우리은행은 은행권 연봉 순위 3위의 금융기관입니다. 요즘과 같은 취업난에서 많은 사람들이 입사하고 싶어 하는 회사입니다. 기업 공시자료를 통해 본다면 임직원 평균 연봉이 남자의 경우 9900만 원입니다. 은행을 감시하는 국가 기관의 부원장을 부모로 둔 사람은 어렵지 않게 합격했고, 국정원장 조카도 합격했으며 국군 재정단 연금 담당자의 자녀는 급여이체 1만 7000건을 유치할 수 있는 부모 덕분에 합격했습니다.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KAI의 경우 친박 의원을 조카가 합격했고, 공군 참모총장의 공관병 출신, KAI 본사가 있는 사천시 국장의 아들이 합격했습니다. 지난 정부에서 경제부총리까지 지낸 최경환 의원은 자신의 인턴 출신 직원을 중소기업 진흥 공단에 취업을 시도합니다. 지원자 4500명 중 2299등 ,공단 인사 담당 직원은 점수를 높여 줬지만 여전히 1200등 다시 서류 조작을 했지만 여전히 176등이 됩니다. 장애인 확대라는 명분을 만들어 서류 전형을 통과시키지만 최종 면접에서 답변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 불합격 처리되지만 공단 이사 장관 최경환 의원은 만났고 다음날 무슨 연유인지 최종 합격됩니다.

음서제도

세간의 사람들은 '음서제도'라고 탄식합니다. 우리는 시행된 지 무려 500년이 넘었던 옛 왕조 시대의 제도를 다시금 이야기합니다. 초기 음서제도를 이용하려는 고관대작들은 그다지 많지 않았습니다. 그것이 명예롭지도 않았고 나아가 승진이나 보직에서 불이익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500년을 건너온 이 신 음서제도는 청탁이라는 이름으로 승진에 도움이 되었고, 보직에서는 특혜를 받았습니다. 단군 이례 최고의 학력과 스펙을 가지고 있다는 이 나라의 대다수 청년들은 가족 중에 국회의원이 없어서, 국정원 간부가 없어서, 정부기관 고위직 없어서, 취업 현장에서는 들러리에 불과했습니다.

‘不患寡而患不均 不患貧而患不安’ (불환과이환불균 불환빈이환불안)

논어 계씨 편에 나오는 유명한 이야기입니다. 통상 不患貧, 患不均(불환빈, 환불균)이라고 이야기하는 이 구절은 ‘백성은 가난보다 불공정한 것에 분노한다.’라는 뜻입니다. 환불균의 이야기는 사실 우리 사회에 널리 퍼져 있습니다. 고용노동부의 조사에 의하면 노사 단체협약을 조사한 결과 정년퇴직자나 장기 근속자 자녀, 업무상 사고·질병·사망자 자녀에게 입사 시험 때 가산점을 주거나 우선 채용 또는 특별 채용 혜택을 주는 조항을 둔 곳이 25.1%인 694곳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제는 부모님이 대기업 정규직에 근무하지 못하는 자녀는 공식적으로 취업에서 불이익을 당하고 있습니다.

개천에는 지렁이 일뿐 용은 없다

우리 역사상 가장 공정한 취업 과정 중 하나가 바로 ‘사법시험’이었습니다. 고졸의 신화가 가능했고, 어떤 고졸 출신은 이 사법시험을 합격하고 나아가 우리나라의 대통령이 되기도 했던 이 시험은 그 대통령 시대에 폐지가 되고 올해 마지막 시험이 치러졌습니다. 이제 정상적으로 법조인이 되려면 연간 1억 원 정도의 학비가 필요한 법학 대학원에 진학하는 것뿐입니다.

앞으로 법조인이 되려면 최소 몇 년간 1억 원의 학비와 생활비를 지원할 수 있는 부모를 만나는 행운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 되어 버렸습니다.

현 대통령은 후보 시절 사법시험 존치에 관해서 “요즘은 장학금을 많이 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또다시 경쟁의 자본주의 논리로 이야기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국민의당 일 것 같습니다. 지난 대선 기간 제보 조작까지 하면서 취업 특혜 문제로 문준용 씨에 대해서 그렇게 화력을 집중하던 국민의당 관계자 중 이용주 의원을 제외하면 대부분 강원 랜드와 우리은행 KAI 비리에 대해서 아무 말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대선 기간 동안의 국민의 당의 논평들을 보고 있다면 작금의 취업 특혜 사태에 대해서 가장 분노했어야 하는 정당이 바로 국민의당이어야 할터인데 왜 이리 조용한지 알 길은 없습니다.

518명, 이 공허한 숫자 중 공정한 취업자는 없었습니다. 10번 중 1번쯤은 실력이 ‘청탁’이 되고 스펙이 ‘줄’이 줄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이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 ”라고 했습니다. 아직은 기대를 해보도록 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믿거나 말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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