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교육만화 출판기념회서 강조…'큰 암탉은 우리에 가둬 키워야' 암탉론 눈길

2일 오전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만화로 보는 경제교육만화 '김종인의 경제민주화 출판기념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민주신문=유경석 기자] "대기업 위주의 경제정책만 펼쳐온 결과 오늘날 심각한 경제 왜곡 현상을 일으킨 것이다."

경제민주화 창시자인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자신이 직접 감수한 경제교육만화 '김종인의 경제민주화'(p109)에서 이같이 밝히고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정상적인 시장 매커니즘 속에서 어느 누가 특별하게 이익을 보거나 손해를 보도록 해서는 안 된다"며 경제민주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오랜만에 공식석상에 선 김종인 전 대표는 박근혜 대선캠프에 참여해 선거를 승리로 이끈 일등공신이지만 경제민주화 추진이 좌절되자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해 총선을 승리로 이끌었다. 또 대선 직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제안에 따라 국민의당 공동정부준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김 전 대표의 경제민주화 핵심은 '암탉론'으로 요약된다. 커다란 암탉을 앞마당에 풀어놓으면 남김없이 다 쪼아 먹고 다닌다. 그렇다고 목을 비틀면 알을 낳지 못한다. 이에 따라 커다란 암탉을 적당한 크기의 우리에 가둬 그 안에서만 살도록 해 울타리 밖 다른 동물들의 먹이까지 모두 먹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골자다. 

이는 환율에 의지하는 가격 경쟁력만 갖고 적자를 내면서도 수출하는 기업은 문을 닫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부가 은행대출로 적자 기업을 연명시켰고, 그 결과 경제의 전반적인 효율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받는 배경이다. 

김 전 대표는 "대부분의 선진국 경제단체들은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보호하고 육성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하루속히 그간의 부작용과 불균형을 바로 잡기 위해서라도 경제민주화는 필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p109)

김종인 전 대표는 정치에 참여할 뜻이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경제민주화를 위해서는 국회의원들의 역할을 강조해 '의원교육 방식'으로 전환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 전 대표는 출판기념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정치행보와 오늘 출판기념회는 관계가 없다"고 선을 긋고 "(안 대표가) 다시 맡아달라고 해도 할 수가 없다"고 단언했다. 이어 "(정치에)관여를 안 한다. 절대로 안 한다"고 강조하며 피로감을 토로했다.

경제민주화 추진을 공식화 한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겨우 6개월이 지났을 뿐"이라며 "한 1년은 기다려봐야지 않겠느냐"고 평가를 유보했다. 

하지만 경제민주화 실현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며 지속적인 활동 가능성을 시사해 관심을 끌었다. 김종인 전 대표는 "(경제민주화를)직접 집행했다면 벌써 했을 것"이라며 "제도를 확립해야 할 문제로 (국회)의원들이 할 일"이라며 국회의원들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는 더불어민주당 최운열 의원을 중심으로 경제민주화 입법과제 태스크포스팀이 선정한 34개 입법과제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한편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출판기념회에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비롯해 문희상·이종걸·진영·이철희·김성수·최운열·금태섭·박용진 의원(이상 민주당), 장병완·이언주·김성식 의원(이상 국민의당), 홍일표·이현재 의원(이상 자유한국당)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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