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현궁 유물 8000여점 서울역사문화특별전, ‘운현궁-하늘과의 거리 한 자 다섯 치’에 공개

서울역사박물관는 내년 3월4일까지 서울역사문화특별전 ‘운현궁-하늘과의 거리 한 자 다섯 치’를 전시한다.

[민주신문=양희중 기자] 내년 3월4일까지 서울역사문화특별전 ‘운현궁-하늘과의 거리 한 자 다섯 치’가 전시된다. 조선 말 고종의 아버지이자 섭정정치로 시대를 호령했던 흥선대원군과 그의 사저였던 운현궁 관련 유물 8000여점이 서울역사박물관에서 공개된다.

추사 김정희의 제자이자 석파란으로 유명했던 흥선대원군은 그림과 시에 능한 뛰어난 예술가로 유명하다. 그동안 그에 관한 전시는 쇄국정책으로 대변되는 정치적 모습과 당시 사대부들에게 큰 방향을 일으킨 글과 그림으로 채워졌다.

하지만 안동 김씨의 세도정치를 꺽고 보위에 올랐던 고종 즉위부터 쇄국정책으로 저물어가던 조선말 재위 40년에 이르기까지 흥선대원군의 생애와 시선을 따라 운현궁의 역사와 유물을 만나는 것이 이번 전시의 특징이다. 

임금 고종보다 더 강력한 권위를 지녔던 대원군 시절의 노안당, 명성왕후 여흥 민씨가 고종과 가례를 치른 노락당, 권력을 내려놓은 뒤 노년을 보낸 이로당 등 운현궁 안 공간들을 이용해 새로운 전시를 구성했다. 

또한 쇄국정책 실패후 흥선대원군이 청나라 보정부(保定府)에 유폐돼 지냈던 암울했던 시기가 이번 전시를 통해 최초로 공개된다.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흥선대원군의 청나라에서의 유폐 생활 모습과 가족들에게 보낸 단신 편지, 손자 이준용의 생일 선물로 그려 보낸 묵란화, 특히 유폐 생활 기록지인 ‘석파잡기(石坡雜記)’ 등을 이번 전시를 통해 만날 수 있다.

또한 이번에 전시되는 ‘통조수지(統照須知)’는 운현궁의 재정 상황을 기록한 회계 장부다. 운현궁은 조선말 흥선대원군이 머물던 사저로 당시 조선 권력의 중심이었다. ‘통조수지(統照須知)’는 권력의 정점에 있던 1889~1892년 운현궁의 수입과 지출 등 세부 명세를 살펴볼 수 있다. 

서울역사박물관은 최근 운현궁으로부터 임인진연도병풍(壬寅進宴圖屛風)을 기증받아 전시를 한다. 

임인진연도병풍은 1902년 망육순(望六旬, 51세)이 된 고종이 기로소(耆老所)에 들어가는 것을 기념해 새로운 황궁인 경운궁에서 열린 궁중행사를 그린 병풍이다. 국립국악원에 소장된 것과 동일본이지만 보존상태가 상대적으로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전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관람 시간은 평일 오전 9시~오후 8시, 토·일·공휴일은 오전 9시~오후 6시까지다. 공휴일을 제외한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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