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반을 굴처럼 판 뒤 시신을 안치한 횡혈묘, 무덤방과 배수로가 갖춰진 길이 13.5m의 대형 석실묘

부여 능안골 고분군에서 새로 확인된 횡혈묘

[민주신문=양희중 기자] 문화재청이 12일 부여군과 백제고도문화재단과 함께 지난 10월부터 시굴조사를 진행했던 부여 능안골 고분군 사적지 북동쪽 구릉에서 고분 34기와 관에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관정(못) 3점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1995년부터 2년간 진행됐던 발굴조사를 통해 6∼7세기경의 백제 고분 60여 기가 확인된 부여 능안골 고분군(사적 제420호)에서 귀족층 무덤 34기가 추가로 발견됐다.

특히 조사를 통해 보존상태가 좋은 암반을 굴처럼 판 뒤 시신을 안치한 횡혈묘, 무덤방과 배수로가 갖춰진 길이 13.5m의 대형 석실묘, 봉토층이 남아 있는 석곽묘도 발견됐다. 이 중 횡혈묘에서는 도굴의 흔적이 발견됐으며, 나머지는 도굴 흔적이 없어 내년 1월 전면 조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백제고도문화재단 관계자는 “능안골 고분군 정비사업을 앞두고 고분의 분포와 밀집도를 파악하기 위해 조사를 진행했다”며 “장기 계획을 세워 정밀조사를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제의 3번째 도성인 사비성(현재의 부여)의 동쪽에 위치한 능안골 고분군은 백제 귀족의 집단묘지로 추정되는 곳으로, 왕릉급 무덤이 모여 있는 능산리 고분군에서 동쪽으로 2㎞ 거리에 있다.

능안골 고분군은 1994년 12월 부여군 공설운동장 신축예정부지 조성공사 중 조선시대 회곽묘 및 백제고분이 노출됨에 따라 긴급조사가 이뤄지게 됐다. 1995년~96년까지 총 2차례에 걸쳐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에서 발굴조사를 진행한 결과 60여기의 고분과 은제관모장식, 은제요대장식, 화형관고리 등이 출토됐고 이를 토대로 2000년도에 사적 제420호로 지정됐다.

부여 능안골 고분군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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