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에쓰오일·삼성증권·현대건설·LG전자 등 10곳 마이너스 전환
삼성전자, 잉여현금흐름 최고 5조8억원…한화생명·SK하이닉스 순

국내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의 잉여현금흐름이 지난해보다 3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민주신문DB

[민주신문=조성호 기자] 국내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의 잉여현금흐름이 지난해보다 3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록적인 실적 호황에도 투자를 대폭 확대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13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시총 100대 기업 중 작년과 비교가 가능한 97곳의 올 3분기 잉여현금흐름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 52조3892억원에서 18조2442억원 줄어든 34조1450억원으로 34.8%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전력과 에쓰오일(S-Oil), 삼성증권, 현대건설, LG전자 등 10곳의 잉여현금흐름은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반면 SK이노베이션과 넷마블게임즈, 엔씨소프트 등은 대폭적인 실적 호전에 힘입어 잉여현금이 크게 늘어났다.

시총 100대 기업 중 잉여현금흐름이 가장 큰 곳은 5조8억원의 삼성전자였으며, 이어 한화생명(2조7080억원), SK하이닉스(2조4777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잉여현금흐름은 기업이 사업으로 벌어들인 현금에서 각종 비용과 세금, 설비투자 등을 제외한 남은 잔여 현금흐름을 말하는 것으로, 기업의 실제 자금 사정이 얼마나 양호한지를 알려주기 때문에 기업의 배당여력을 미리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보기도 한다.

CEO스코어 측은 이 같은 기업들의 잉여현금흐름 감소는 실적 호전에도 투자를 대폭 늘렸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올해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91조9647억원으로 0.7% 소폭 증가했지만 자본적 지출(투자)은 59조5144억원으로 46.6%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잉여현금흐름이 감소한 기업은 절반이 넘는 59곳이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5조9714억원에서 무려 95.4%(5조6951억원)나 줄었고, 현대산업개발도 82.0%(6305억원) 급감했다. 이어 삼성생명(68.0%, 1조8512억원), 대한항공(66.1%, 1조777억원), 신한금융지주(64.8%, 1조475억원) 등도 60%이상 줄어 감소폭 상위에 속했다.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곳도 15곳이나 됐다. 한국전력은 1년 새 3조4180억원이나 급감했고, 에쓰오일(-1조3410억원), 삼성증권(-1조2778억원)도 조 단위로 줄었다.

반대로 38곳(39.2%)은 지난해보다 오히려 잉여현금흐름이 늘었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무려 3620.3%(1조5112억원)나 급증해 1위를 차지했고, 넷마블게임즈(1537.4%, 1551억원)도 1000%대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엔씨소프트(419.2%, 3199억원), 코웨이(274.1%, 831억원), 메리츠화재(210.0% 1조1003억원), 삼성SDS(106.3%, 1407억원) 등도 세 자릿수대 증가율을 보였다.

또한 SK하이닉스는 1년 새 3조9253억원 증가하면서 지난해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전환했다. 삼성중공업(2조4086억원), 메리츠종금증권(1조4950억원), LG디스플레이(8471억원), 셀트리온(2567억원), 신라젠(1316억원), 만도(656억원) 등도 플러스 전환기업에 속했다.

국내 1위 기업인 삼성전자의 경우 잉여현금흐름이 5조원 대로 가장 많았지만 지난해에 비해서는 4조1065억원(45.1%)이나 줄었다. 이는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7조5198억원(46.6%)이나 급증했음에도 투자액(유무형자산 취득)이 11조5817억원(159.6%) 증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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