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제외 롯데그룹 임원인사...승진 대상 선발 쉽지 않고 미래 전략 고민 깊어져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전경. 사진=허홍국 기자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롯데그룹이 인사 키워드에 방점을 찍은 올해 임원 인사를 단행한 가운데 롯데케미칼이 인사로 때 아닌 진통을 겪고 있다. 실적과 매출 모두 롯데쇼핑을 제치면서 임원 인사 폭이 커져 승진 대상자의 발탁이 쉽지 않고 미래 전략의 고민이 깊어졌다.

임원 인사 스케줄은 아직까지 확정되지 않았지만 빠르면 이달, 늦어도 다음 달 안에는 단행될 전망이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 계열사들의 정기 임원인사가 롯데케미칼을 제외하고 단행됐다. 그룹은 신동빈 롯데 회장의 측근으로 꼽히는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가 부회장으로 승진하는 등 4개 부문 BU체제 조직을 유지하고, 38개 주력 계열사에선 미래 인재 발탁에 초점을 맞췄다. 이런 가운데 롯데케미칼만 임원 인사가 나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관련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최대 실적의 승진 잔치를 위한 늦깎이 인사라는 관측이다. 롯데케미칼이 사상 최대실적을 거둔 것이 근거다. 증권가의 지난해 롯데케미칼 매출 추정액은 15조9400억원, 영업이익은 2조9067억원이다. 이는 2016년보다 매출은 20.5%, 영업이익은 14.2% 증가한 수치다.

롯데케미칼 타이탄 공장. 사진=뉴시스

실제 롯데케미칼은 롯데그룹 내 계열사 중 매출 비중이 세 손가락 안에 들어올 정도로 크다. 계열사 매출 1위를 달리는 롯데쇼핑의 실적과 매출을 모두 제친 상태다. 이 때문에 임원 인사 폭이 커져 승진 대상자의 발탁이 쉽지 않고, 미래 전략 차원의 고민은 더욱 깊어진 상황이다.

롯데케미칼 성장전략은 범용제품군에서 규모의 경제 효과를 누리고 고부가가치 제품군을 늘려 다양한 포트폴리오로 시장 점유율을 끌어 올리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롯데케미칼이 에틸렌 생산능력을 계속 확대해 현재 290만 톤에서 2022년 500만 톤으로 증가하는 것은 전자의 전략이며, 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티렌 등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확대하는 것은 후자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롯데와 롯데케미칼 측은 미래 전략의 고민과 임원 승진 대상자 발탁으로 늦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롯데케미칼 임원 인사는 미래 전략을 구상하느라 늦춰지고 있다”며 “승진 인사의 폭이 커서 그런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실적 성장세로 승진 대상자가 많아 승진 대상자의 발탁이 쉽지 않은 것도 임원 인사가 늦춰지는 요인 중 하나다”며 “임원 인사 일정은 아직까지 확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향후 5년 뒤 롯데케미칼의 매출 규모가 현재보다 40% 정도 더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어서 성장성이 높은 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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