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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묵은 한국GM 철수설 美 본사 CEO가 재점화...산업은행-노조 압박카드 '주목'

기사승인 2018.02.08  17:3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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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은 비토권 지난해 10월 상실...임단협 앞두고 GM의 고도의 전략 가능성

제너럴모터스의 메리 바라 CEO가 지난 6일 "한국GM의 구조조정과 관련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한국GM 철수 가능성이 재계에 퍼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지금과 같은 비용구조로는 사업을 이어가기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자동차업계의 해묵은 이야기로 치부되던 한국GM 철수설이 다시 점화됐다. 이번에는 미국 본사 CEO가 직접 '철수설'의 불씨를 당겼다. 

미국 현지시각으로 6일 메리 바라 제너럴모터스 CEO는 증권사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한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GM은 비용이 너무 높아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기대 이상의 수익을 낸 곳은 전 세계에서 오직 북미시장 뿐"이라며 이 지역을 제외한 글로벌 GM의 경영상태에 대해 비관적인 모습을 보였다. 

특히 한국GM에 대해서는 "독자생존이 가능한 비즈니스를 추구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현재 구상 중인 조치로는 성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합리화 조치나 '구조조정'등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한국GM에 대한 구조조정 가능성을 글로벌 본사 CEO가 직접 언급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메리 바라 CEO의 발언이 한국정부와 노조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임단협을 앞둔 노조를 압박하는 카드로 활용하는 동시에, 한국정부와 산업은행을 압박해 투자자금을 끌어내려는 의도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메리 바라 CEO가 재점화시킨 한국GM 철수설

한국GM 철수설은 자동차업계에서 해묵은 논쟁 거리 중 하나였다. 한국GM 철수설이 회자될 때마다 글로벌 GM이 "한국시장은 중요한 곳"이라며 진화에 나서는 상황이 몇해 동안 반복됐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 불거졌던 한국GM 철수설은 지난해 10월 경이다. GM이 2002년 대우차 인수과정에서 맺었던 '15년 경영권 유지' 약속이 만료되면서 철수설이 대두된 것. 여기에 한국GM의 지분 17.02%를 보유한 2대주주인 산업은행이 한국GM 이사회의 주요 결의를 거부할 수 있는 권리(비토권)도 경영권 유지 기간이 만료되며 자동 상실되며 한국GM 철수설은 현실화되는 듯 했다.

논란은 지난해 말 카허 카젬 신임 사장이 부임하면서 철수설은 다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카젬 사장은 부임 직후 한국GM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투자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는 완전히 다른 상황이다. 철수설의 근원지가 글로벌 본사이기 때문이다. 특히 메리 바라 CEO가 직접 '조치'를 언급하며 한국GM의 철수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업계는 한국GM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 경제지 블룸버그는 현지 애널리스트의 발언을 인용해 "GM이 올해 한국에서 특별한 조치에 나설 것"이라며 "GM의 과거 전력을 고려할 때 완전 철수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실제 블룸버그의 지적처럼 GM은 2013년 이후 손실을 내는 사업장을 잇달아 정리했다. 유럽시장에서 사업을 철수했으며, 호주와 인도네시아에서는 공장 문을 닫아버렸다. 또한 태국과 러시아에서는 생산을 중단하거나 물량을 축소했고, 인도에서도 사업장을 닫았다. 

'이익을 내지 못하는 곳에서는 사업을 철수한다'는 GM의 전략대로라면 한국GM 역시 철수 대상이다. 한국GM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 동안에만 2조원대의 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역시 6000억원대의 적자가 예상된다. 판매량도 52만4547대로 2016년 대비 12.2% 감소했다. 

한국GM의 연결기준 감사보고서. 최근 3년간 수천억원대의 영업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

여기에 본사로부터의 차입금 10억달러를 상환해야 하며, 통상임금 상승 등으로 인한 조합원 처우 개선 비용, 생산 안정화를 위한 설비투자 비용까지 감안하면 한국GM은 그야말로 돈 들어갈 곳이 한 두 군데가 아닌 상황이다. 글로벌 GM 입장에서는 한국GM의 경영이 한계점에 다다르고 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자동차업계에서는 한국GM이 실제로 철수할 경우 엄청난 파장을 일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1만6000여명에 달하는 한국GM 직원들은 둘째치고라도 30만명에 달하는 협력업체 직원들의 일자리가 불안해질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군산공장의 가동률이 20% 아래로 줄어들자 협력업체들은 벌써부터 휘청거리고 있다. 1차벤더인 이원솔루텍이 기업회생을 신청하는 등 부품업계로의 파장이 우려되고 있다. 한국산업연구원은 한국GM이 철수할 경우 최소 20조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임단협 앞둔 고도의 전략? vs 물량 뺀 후 폐업 가능성도

메리 바라 CEO의 발언을 통해 강경한 어조로 철수가능성을 내비친 GM은 정부 당국에 3조원의 유상증자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을 통해 알려진 GM의 유상증자 요구안에 따르면 GM과 산업은행의 한국GM 보유지분 비율대로 최대 3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투입하자는 것이 핵심이다.

한국GM은 GM이 76.96%, GM과 협력관계인 중국 상하이차가 6.02%, 산업은행이 17.02%를 보유 중이다. 이 계획대로라면 GM과 상하이차는 2조5000억원을, 산은은 5000억원을 부담하게 된다. 

이와 함께 산업은행의 대출 재개, 세금 감면 혜택 등도 같이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본잠식 상태인 한국GM은 신용등급이 현저히 낮아 금융권 대출이 불가능한 상태다. 

그러나 한국GM은 "GM이 정부와 산업은행에 투자를 요청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 역시 해명자료를 통해 "GM으로부터 구체적인 제안을 받은 바 없다"고 해명했다. 다만 "실무진 차원에서 산업은행과 한국GM이 논의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GM은 국내에서 부평, 군산, 보령, 창원 등 4곳의 공장을 운영 중이다. 이중 크루즈 및 올란도를 생산하는 군산공장은 지난해 가동률이 20%에도 못 미쳤다. 사진=한국GM 제공

증권가에서는 이번 GM의 철수설에 대해 해석이 갈리고 있다. 비용문제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GM이 임단협을 앞두고 노조 측을 압박하기 위한 카드로 철수설을 다시 꺼낸 것 아니냐는 분석이 주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한국GM이 조단위 적자에 시달리는 있는 만큼 실제로 폐쇄할 수 있다는 관측이 퍼지고 있다. 

철수설은 임단협을 앞둔 GM의 고도의 전략이란 분석을 내놓은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해 임단협 과정에서 한국GM 노조는 철수설을 전면에 내세워 사측과 정부를 압박한 결과 물량 확대 및 임금인상 등 주요 현안을 모두 관철시켰다"며 "비용절감에 나서야 하는 메리 바라 CEO가 이번에는 반대로 철수설을 앞세워 임단협에 나선 노조를 압박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임단협에 나선 노조가 무리한 주장을 할 경우 구조조정은 물론 극약처방도 할 수 있는 경고라는 해석이다. 

반면 실제 철수 가능성을 우려하는 이들은 한국GM의 경영실적과 GM의 운영계획을 주목하고 있다. 한국GM은 앞서 밝힌 것처럼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게다가 점유율 역시 내려가면서 최근에는 수입차업체들에게조차 추격을 받는 상황이다. 

한국GM의 최근 행보가 심상치 않다. 한국GM은 국내에 부평, 창원, 군산 등 3곳의 공장을 운영 중인데, 이중 가장 규모가 큰 군산공장의 가동률이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20%에 불과했다.

게다가 GM은 호주 '홀덴' 철수과정에서 정부와의 약속조차 헌신짝처럼 버린 전례도 있다. GM은 2012년 호주 연방 정부와 10년간 10억달러의 지원 약속을 받고 2022년까지 호주공장 운영을 약속했지만, 환율상승과 내수시장 위축 등을 이유로 단 2년 만에 공장을 폐쇄했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이번 철수설과 관계없이 한국GM이 국내 사업을 축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갈수록 다양해지는 소비자 니즈에 반해 한국GM의 신차 계획이나 향후 플랜이 아직까지 확정되지 않고 있어서다.

한 자동차업체 관계자는 "투자자금을 둘째치고, GM이 한국GM을 살리려는 마음을 갖고 있다면 이에 상응하는 글로벌 차원의 지원책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까지 언론보도만 보면 이 같은 계획을 찾아보기 어렵다"면서 "과정이 어찌됐던 한국GM의 혹독한 겨울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종열 기자 snikerse@gmail.com

<저작권자 © 민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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