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논란 민영의료보험에 반발...일반대상 확대시 헬스케어 시장 뒤흔들 수도 

워런 버핏(오른쪽)의 버크셔해서웨이와 제프 베조스(왼쪽)의 아마존, 제이미 다이먼의 JP모건체이스가 공동으로 직원들을 위한 합리적인 수준의 새로운 헬스케어 법인을 신설하기도 결정했다. 사진=민주신문DB

[민주신문=서종열기자] "헬스케어 법인을 공동으로 설립한다."

워런 버핏과 제브 베조스, 그리고 제이미 다이먼 회장이 새로운 형태의 헬스케어법인 설립에 나섰다. 직원들의 과도한 의료비용을 낮추기 위해 헬스케어 법인을 공동 설립하겠다는 것. 이에 미국 헬스케어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3개 회사의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의료법인을 설립한다고 밝혔지만, 추후 일반인을 대상으로 고객을 확장할 경우 헬스케어 시장에 큰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 그리고 미국 최대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는 지난 1일 "직원들의 의료비용을 낮추기 위해 이윤을 배제한 헬스케어법인을 공동으로 설립한다"면서 "1차적으로는 3사 임직원 120만명으로 대상으로 저렴한 의료보험 상품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가의 의료비용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직원들의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의도다. 

미국 재계를 대표하는 이들 3인이 새로운 헬스케어 회사를 설립하겠다고 나선 것은 미국의 의료보험 비용부담이 너무 높기 때문이다. 실제 2016년 미국 전체 의료비 지출은 2015년 대비 4.3% 늘어난 3조3000억달러(한화 3500조원대)로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18%에 달한다. 전 세계에서 의료비 부담이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인 셈이다.

버핏 회장은 이와 관련 "불어나는 의료비 부담은 미국 경제를 해치는 기생충"이라며 미국 민영의료보험의 높은 가격을 비판했다. 

제이미 다이슨 JP모건체이스 회장도 "보험사와 설계사들이 취하는 이익 인센티브와 치료과정에서 발생하는 제약조건을 모두 거둬낸다면, 직원과 가족들이 부담없이 의료보험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직원들의 의료비 관련 복지혜택으로 연 12억5000만달러(약 1조3400억원)을 사용하고 있는 JP모건체이스는 이번 합동프로젝트를 통해 연간 2700억원의 비용을 아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제프 베조스의 아마존은 이미 의료시장 진출을 목전에 두고 있다. 지난해 미국 내 12주에서 처방전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의 온라인 판매 허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마존은 글로벌 헬스케어업체인 '서너'와 함께 클라우드서비스를 활용한 의료데이터 분석 사업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밀란, 산도즈 등 복제약 제조업체들과도 접촉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헬스케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즈는 "3사가 세울 신설 의료법인은 합리적인 가격으로 단순하고 투명한 고품질의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기술 솔루션' 개발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며 "빅데이타와 첨단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단가를 낮추고 효율성을 높이는 전략"이라고 밝혔다.  

미국 헬스케어 업계는 임직원을 대상으로 설립한 3사의 공동 헬스케어법인이 모든 미국인들을 상대로 영업에 나설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 우려가 현실화될 미국 민간의료보험 시장에서는 가격인하 경쟁이 촉발되며 헬스케어 업체들의 수익성에 비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와관련 3사의 공동 헬스케어 법인 신설 사실이 알려진 후 CVS헬스, 월그린 부츠 얼라이언스, 유나이티드헬스 등 주요 헬스케어 주가가 일제히 급락했다. 

한편 버크셔해서웨이-아마존-JP모건 등 업계를 대표하는 3사가 헬스케어 동맹에 나선 것은 JP모건 이사회 멤버로 활동 중인 토드 콤스 버크셔해서웨이 투자책임자의 제안 때문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이들 3사는 서로가 고객관계로 얽혀 있다. 또한 베조스와 다이먼, 버핏은 미국경제를 대표하는 이들로 오랫동안 친분을 유지해오기도 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민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