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목소리, 전설의 백 보컬 한국 공연 앞둔 리사 피셔

리사 피셔는 4월 1일 내한공연에서 트리오 밴드인 그랑 바통(Grand Baton)과 콜라보로 재즈 스탠더드 솔(Soul) 가스펠부터 록까지 다양한 넘버들을 자신만의 버전으로 노래한다.

[민주신문=양희중 기자] “영혼의 목소리 같은 독특한 보이스…리사 피셔는 진정한 스타다(스팅)" 팝스타들 뒤에 늘 그녀가 있었다. 

백 보컬은 스타의 뒤에서 가장 완벽한 무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조력자다. 리사 피셔(60)는 롤링 스톤즈, 루더 밴드로스, 티나 터너, 스팅, 비욘세 등 세계적인 팝 뮤지션들이 가장 선호하는 백 보컬의 레전드다. 국내 음악팬들에게는 다소 낯선 이름이지만 4옥타브가 넘는 가창력과 감미로운 목소리는 우리의 곁을 자주 맴돌았다. 

30년 만에 전설의 백보컬 피셔가 드디어 무대 중심으로 우뚝섰다. 팝 뮤지션들의 백 보컬이 아니라 자신의 목소리로 세계 관객을 만나는 것이다. 오는 31일 통영국제음악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2018 통영국제음악제’의 하나로 한국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4월1일에는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 무대에 오른다. 

피셔는 2011년 재즈 트럼페터 크리스 보티 내한공연에서 백 보컬로 한국 관객들을 만났으나 자신만의 단독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리오 밴드인 그랑 바통(Grand Baton)과 콜라보로 재즈 스탠더드 솔(Soul) 가스펠부터 록까지 다양한 넘버들을 자신만의 버전으로 노래한다.

피셔는 인터뷰에서 “유명해지려고 뭐든 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그냥 노래만 하겠다는 사람들도 있다. 저에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특별한 공간에서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제 천직은 노래하는 데 있다고 믿어요. 어떤 선율이나 다른 사람들과의 화음 어떤 형태로든요”라고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표현했다.

다음은 리사 피셔와 일문일답

Q. 스타들의 음악을 돋보이게 했던 자리에서 메인 무대로 나와 활동하는 소감은 어떤가요?

A. “백보컬로 노래하는 것은 마치 누에가 스스로 실을 토해 몸을 감싸는 것처럼, 메인 보컬의 노래와 음악을 한 겹 감싸주는 것과 같다고 생각해요. 저는 다른 사람들을 서포트할 수 있는 이 작업을 너무 사랑합니다. 제게 큰 즐거움을 주죠. 글쎄요. 기본적으로는 같아요.”

Q. 보티 백보컬로 한국 팬들과 만난 적이 있어요. 단독 공연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당시 내한해서 한국 팬들을 만난 기억은 어떤가요? 이번에 어떤 기대감을 가지고 있나요?

A. “예전에 크리스 보티 공연의 백 보컬로 한국에 체류했던 시간은 짧았지만 즐거웠습니다. 친절한 사람들, 맛있는 음식(특히 불고기)은 너무 훌륭했죠. 이번에는 그룹으로서 관객들의 즐거움을 위한 음악을 보여주고 싶어요. 우리는 항상 모든 것에 열려 있어요! 한국 관객들도 우리 음악을 즐겨주면 좋겠습니다.”

Q. 롤링스톤스의 백 보컬로 유명하죠. 롤링스톤스와 활동은 어땠나요? 이밖에도 수많은 스타들과 함께 해왔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스타와 일화가 있다면요?

A. “루더 밴드로스와 롤링 스톤즈가 가장 기억에 남는 아티스트로 꼽을 수 있어요. 루더 밴드로스는 엄청난 지혜와 함께 화음에 대한 아이디어가 풍부한 뮤지션입니다. 저에게 음악적인 감성과 세심함, 그리고 오랫동안 무대에서 노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줬죠. 그가 없었다면 그래미상은 불가능한 일이었을 거예요. 그와 함께한 노래 중 ‘스탑 투 러브(Stop to Love)’라는 노래가 가장 기억에 남는군요. 루더가 리드하는 가운데 함께 노래했던 가수들과 녹음 스튜디오에서 정말 즐거운 하루를 보냈어요. 이 곡이 제게 매우 특별한 이유는 제가 이 노래의 뮤직 비디오에 출연했기 때문이에요.

롤링 스톤즈는 제 음악 활동에 있어 자유로움과 실험정신에 대한 틀을 마련해준 아티스트라 할 수 있어요. 앨범 ‘스틸 휠스(Steel Wheels)’ 중  ‘록 앤드 어 하드 플레이스(Rock and a hard place)’라는 곡이 제일 기억에 남네요. 마지막에 반복되는 코러스를 부르면서 마치 하늘을 나는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Q. 2013년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스타로부터 스무 발자국’(Twenty Feet from Stardom)은 당신을 비롯해 백보컬을 알리는데 크게 기여했죠. 이 영화는 당신에게 어떤 의미가 있나요? (‘스타로부터 스무 발자국’은 피셔를 비롯해 비틀스의 프로듀서 필 스펙터의 뮤즈였지만, 생계 유지를 위해 청소부가 된 달린 러브 등 세상이 알아주지 않았던 백업 가수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A. “이 영화로 인해 제 밴드를 가질 수 있게 됐고, 리드 싱어로서 투어할 수 있게 됐습니다.”

Q. 1991년 본인의 이름으로 첫 정규 앨범을 발표했습니다. 수록곡 ‘하우 캔 아이 이즈 더 페인(How Can I Ease the Pain)’이 큰 인기를 누렸고 그래미상에서 ‘최우수 여성 R&B 퍼포먼스상’까지 거머쥐었죠. 하지만 이후 다시 백 보컬로 돌아간 것으로 아는데 당시 섭섭하지 않았나요? 그 경험이 당신의 노래 인생에 어떤 영향을 줬습니까?

A. “첫 번째 앨범을 발표하고 나서 일렉트라(Elektra) 레이블과 두 번째 앨범을 만들고 있었어요. 당시 일렉트라는 워너와 애틀랜틱과 함께 합병돼 WEA라는 그룹으로 재탄생되고 있던 시기였죠. 굉장히 변화가 많은 때였어요. 그런 상황에서 일렉트라가 제 앨범 작업에서 손을 놨다는 것을 알게 됐고, 새로운 회사인 WEA는 제 두 번째 앨범을 제작하지 않기로 마음을 바꿔버렸죠. 당시 제 매니저는 앨범 작업을 이어가기 위해서 다른 회사와 접촉했지만 잘 되지 않았어요. 너무 오래 걸렸어요, 너무 오랜 시간이 흘렀어요. 너무 마음이 아팠어요, 너무 상심했죠. 그래서 다시 제가 좋아하는 것을 하기 위해 돌아가기로 결심한 거예요. 백보컬로 공연하는 거요.”

Q. 당신이 생각하는 좋은 보컬은요?

A. “마음으로부터 진심으로 부르는 노래는 언제나 마음에 와 닿는다고 생각합니다.”

Q. 노래를 부르면서 가장 행복한 순간은요?

A. “노래할 때라면 저는 언제나 행복하고 감사합니다.”

Q. 당신에게 남은 프로젝트는 무엇입니까?

A. “현재는 그랑 바통과의 투어에 집중하면서 특별한 프로젝트를 하고 있어요. 그 중에는 백 보컬 작업도 포함이 돼 있지요. 그랑 바통과 두 번째 음반을 발표하는 것이 현재 제 꿈입니다. 지금은 무대에서 관객들과 우리 음악을 공유할 수 있는 가장 최고의 순간을 잡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만 곧 음반으로도 관객들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이 올 거라고 믿어요. 그리고 얼마 전에 시애틀 심포니와 ‘저스트 어 키스 어웨이(Just A Kiss Away)’라는 첫 관현악 프로그램을 초연했습니다. 세계 오케스트라들과 연주해보길 기대하고 있어요. 특히 한국처럼 좋은 오케스트라가 많은 곳이라면 더 좋을 것 같아요.”

리사 피셔는 5년째 전 세계를 다니며 자신만의 공연을 하고 있다. 긴 세월이 지나도 변치 않는 노래를 사랑하는 마음이 리사 피셔가 갖고있는 노래에 대한 애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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