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CC 업황 호조 속 제품 수요 증가...아이폰X 판매 부진ㆍ신제품 출시 지연

삼성전기가 2012년 독일 뮌헨에서 열린 일렉트로니카(Electronica 2012)전시회에 마련한 부스(왼쪽)와 LG이노텍이 북미 최대 유통산업전 NRF 리테일즈 빅 쇼 2018에 참가해 마련한 부스 전경. 사진=삼성전기, LG이노텍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비수기 부품업계 맏형들의 엇갈린 실적 예고에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의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통상 전통적인 비수기라 불리는 1분기 실적 방향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먼저 LG이노텍은 아이폰 X판매 부진 여파로 2분기까지 고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실적 감소를 예고한 상황이다.

반면 삼성전기는 MLCC(적층세라믹콘덴서)업황 호조와 시장 점유율 1위 일본 무라타가 차 전장용 MLCC 증설 쪽으로 투자 방향을 잡으면서 IT 등 반도체 MLCC에서 입지를 굳히는 모습이다.

부품업계에 따르면 전통적인 비수기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업계 맏형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의 표정이 사뭇 달라 관심이 집중된다. 삼성전기는 웃지만 LG이노텍은 울고 싶은 심정이다. 삼성전기는 올 3분기까지 호조세를 이어가는 예측이 많은 반면, LG이노텍은 1분기뿐 아니라 2분기 실적까지 곤두박질 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이 두 회사 모두 IT용 부품 등 최첨단 소재를 연구하고, 제작하는 부품업계 맏형이라 불리지만 1분기 실적 전망치 방향은 차이가 있다.

실적 전망 엇갈린 이유

부품업계 맏형들의 실적 전망이 엇갈린 이유는 생산하는 주력 제품의 수요와 시황 차이다. 삼성전기는 반도체 등 IT업계 호황으로 초소형 고용량인 고부가 IT용 MLCC 생산을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무엇보다 반도체 생산에 소요되는 MLCC 수요가 적지 않다. 여기에 MLCC 글로벌 시장 점유율 60% 이상을 점유한 1위 업체 일 무라타가 전장용 MLCC을 증설하는 쪽으로 투자 방향을 잡아 IT용 MLCC 생산 입지가 커졌다. 삼성전기는 관련 시장 업계 2위다. 이 같은 시장 상황에 MLCC 가격은 공급 대비 수요가 많아 상승세다.

반면 LG이노텍은 아이폰X의 판매 부진과 신제품 모델 출시 지연에 실적 감소세다. 애플이 고가 프리미엄 스마트폰 전략을 내세우면서 듀얼카메라 모듈과 3D센싱 모듈을 공급하고 있는 LG이노텍 실적이 감소세로 돌아섰다는 분석이다. 

당초 애플은 아이폰X를 올 1분기 동안 4000만 대 이상을 생산할 계획이었지만, 연말 판매 경쟁에서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판매가 부진하자 기존 계획의 절반만 생산하는 쪽으로 틀었다. 발매 초기 부품 공급 문제로 한때 품귀 현상이 발생했지만, 현재는 재고가 쌓이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이노텍 매출비중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에 가까운 것으로 전해진다.

사진=민주신문DB

연간 영업이익 100%↑ VS 전년대비 35.5%↓

금융권에선 이를 반영하듯 실적 전망치도 다른 양상이다. 삼성전기는 연간 영업이익이 100% 증가한다고 예상된 반면, LG이노텍은 올 1분기에만 35.5% 영업이익이 감소한다는 예측이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리포트에 따르면 LG이노텍 1분기 영업이익은 4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5% 감소하는 것으로 전망됐다. 

2분기 영업이익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9% 줄어드는 것으로 예상됐다. 이 연구원은 애플 등 주요 고객사 물동량이 감소가 1분기 부진한 실적을 가져올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하반기엔 신규 아이폰 시리즈 부품 출하로 실적을 회복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삼성전기는 올 영업이익이 100% 넘게 증가할 것으로 점쳐진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삼성전기 올 영업이익 전망치는 6615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영업이익 3062억원의 두 배 이상의 실적으로 볼 수 있다. 당기순이익 역시 지난해 1617억원에서 올해는 4282억원으로 약 3배 가까이 뛰어오를 것이란 전망이다. 이 같은 추정은 전기차와 5G 시장 확대, 반도체 등 IT용 MLCC 수요 증가가 주요 근거로 작용돼 분석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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