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측정시험 결과표 공개하며 ‘안전’ 강조…시몬스도 “우리와 무관”
시민단체 “문제가 된 방사능 물질 사용 여부 몰라…긴급 전수조사 해야”

환경보건시민센터가 지난 16일 오후 서울 중구 환경재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사능 라돈침대에 대한 정부의 긴급 사용중단 및 강제리콜 명령, 사용자·피해자 건강영향 역학조사 실시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조성호 기자] 방사능 물질 라돈 유출과 관련해 뭇매를 맞고 있는 대진침대를 놓고 침대업계가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우리 제품은 안전하다”고 선을 긋고 있지만, 최근 정부의 대진침대에 대한 2차 조사결과 후폭풍을 경계하고 있다. 불똥이 번질 경우 전방위 실태조사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15일 대진침대가 판매한 매트리스에 대한 2차 조사 결과, 총 7종의 모델에서 라돈과 토론으로 인한 연간 방사능 피복선량이 기준치(1mSv 초과 금지)의 최고 9.3배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번 원안위의 발표는 앞서 발표한 1차 조사결과를 뒤엎은 것이다. 원안위는 지난 5일 대진침대 1개 모델에 대해 연간 피복선량을 조사한 결과 법에서 정한 기준치 이하였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조사 대상을 확대한 2차 조사에서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온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 3일 한 방송사의 보도에서 시작된 ‘라돈 침대’ 사태가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특히 정부의 오락가락 발표가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다는 지적과 함께 국내 침대업체들의 모든 제품 전수 조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16일 기자회견문을 통해 “대진침대 외에 다른 회사의 침대제품에서도 문제가 된 모나자이트 등의 방사능 물질을 사용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대한민국 침대제품 모두에 대한 긴급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모나자이트의 수입원과 수입량 등 국내 유통을 파악하고 라돈침대와 유사한 문제가 또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민방사능감시센터는 한발 더 나아가 “이번 사태는 대진침대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생활전반에 퍼져 있는 음이온 제품에서 발생할 수 있는 하나의 사례에 불과하다”며 “국내에서 특허 받은 18만개의 음이온 생활제품에 대한 전면적인 실태조사와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주장이 커지면서 국내 점유율 1위와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에이스침대와 시몬스침대는 이번 사태로 인해 자신들에게 불똥이 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우리 제품은 안전하다”며 자사 홈페이지에 공지사항까지 올리고 있다.

에이스침대는 홈페이지를 통해 “최근 언론에 보도된 특정 유해물질에 대해 외부 전문기관 측정 시험 결과 안전한 것으로 판명됐다”며 측정시험 결과표를 공개했다. 이어 “에이스 침대와 문제가 된 대진침대와는 전혀 별개의 회사”라고 선을 그었다.

시몬스침대 역시 “국내 자체 생산 시스템에서 생산된 모든 제품이 언론에 보도된 유해 물질과 관계가 없으며 정확한 검사결과를 위해 외부 전문 기관에 의뢰해 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17일 오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안전사회소위원회 '라돈 방사성 침대 관련 부처 긴급 현안점검회의'에서 양순필 안전사회소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하지만 이러한 해명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해소시키기 위해서는 침대 업계 전반에 대한 강도 높은 조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앞서 ‘옥시 사태’로 알려진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 이어 이후 치약, 생리대, 화장품 등 생활용품에서도 발암물질이 발견된 바 있기 때문.

이에 따라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사회적참사 특조위)’는 17일 ‘라돈 방사성 침대 관련 현안 점검회의’를 열고 범정부적 차원의 대응을 촉구하고 나섰다.

안종주 특조위 위원은 이날 “가습기 살균제 사태와 이번 라돈 침대 사태는 매우 유사하다”면서 “우리가 예방할 수 있었던 문제였지만 큰 사태로 번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현안 점검회의를 계기로 범정부적인 종합 대책이 세워져야 한다”며 “지금 가지고 있는 정보들도 정부가 투명하게 공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 전문가 자격으로 참석한 박경복 김포대 교수는 “이번 라돈 측정은 원안위 단독으로 했지만 앞으로는 민간 라돈 전문기관과 같이해야 한다”며 “가습기 살균제 사태처럼 정부에서도 어떤 대책 같은 것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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