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급ㆍ보육 교육원 조리원 30년 근속보다 못해 노조 반발…사측 “규정대로 지급”

삼성에스원노동조합이 지난 7일 에스원 본사에서 부당한 임금피크제 적용에 대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허홍국 기자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삼성그룹 주력 계열사 삼성전자가 일자리 창출에 이어 노사문제까지 문재인 정부 정책에 화답하고 있는 가운데 또 다른 계열사 삼성에스원이 임금피크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노동조합과 임금 및 단체협상(단체교섭)을 진행하면서 장기 근속자에 대한 보이지 않는 퇴사 압력을 가해 마찰을 빚고 있는 것이다. 갈등의 핵심은 임금피크제(생애임금제) 적용으로 30년 장기근속자 월 급여가 대졸 신입 급여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부당함에 있다.

에스원은 임금피크제와 실적을 감안하면 30년 근속해도 월급이 적게 나올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올해 최저 시급을 적용한 한 달 월급보다 30만원 안팎 많은 월 급여를 책정해 장기근속자에게 지급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 크다.

보안업계에 따르면 에스원이 지난주 삼성에스원노동조합(연승종 부위원장)과 15차 단체교섭을 마무리하고, 16차 단체교섭을 앞두고 있지만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노조가 장기근속자에 대한 임금피크제 시행에 부당함을 강조하며 반발하고 나선 것. 장기 근속자에 대한 보이지 않는 퇴사 압력을 가하고 있는 것이 노조의 핵심 주장이다.

노조는 인건비 부담이 큰 장기근속자들을 정리하기 위해 실적 평가가 어려운 관리팀에 30년 이상 베테랑 현장(출동) 직원들을 배치한다는 의심을 커두지 않고 있다. 관리팀 자체가 실적 평가를 할 기준을 만들기 힘든 부분 때문이다. 관리팀은 기존 고객 및 보안 추가공사 관리, 해약 등을 담당하는 소수의 인원으로 구성된 조직으로 실적 평가 지표의 기준을 만들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삼성에스원에서 30년 이상 근무한 직원의 급여명세서. 사진=허홍국 기자

또 30년 이상 재직한 베테랑 직원의 월 급여가 대졸 신입보다 작다는 점도 베테랑 직원을 정리한다는 의심을 사는 대목이다. 실제 서울 강서 지사 관리팀에 재직 중인 32년차 베테랑 직원 H씨 경우, 과장급으로 올해 3월 지급된 급여는 209만9290원이었다. 이는 삼성에스원이 2014년 5월부터 도입한 임금피크제와 실적을 감안한다고 해도 적은 액수다. 

매년 임금이 임금피크제 시행으로 56세부터 60세까지 매년 임금이 10%씩 줄어드는 측면을 고려해도 마찬가지다. 더욱이 올해 책정된 최저 시급 7530원을 잡아 한 달 급여를 계산한 월 최저 급여 180만7200원과 불과 30만원 안팎 차이다.

현재 에스원 신입 출동요원 연봉은 4000만원, 현재 과ㆍ차장급 평균 연봉은 7000만원대로 임금피크제 적용 5년 후면 연봉은 신입과 과ㆍ차장급도 2000만원과 3500만원 이상을 받을 수 있다. 베테랑 직원이 과장 직급의 30년차 이상이기 때문에 단순 비교해도 연봉은 3500만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베테랑 직원이 받은 급여는 공무원 급여와 비교해도 상당히 작은 편이다. 올해 책정된 공무원 급여를 보면 9급으로 30년 장기 근무시 월급은 306만8971원이고, 같은 근무 연한의 보육 교육원 조리원도 283만4500원이다. 이를 종합하면 사실상 그만두고 나가달라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에스원 측은 규정대로 지급했다는 입장이다. 삼성 에스원 관계자는 민주신문과 통화에서 “30년 근속해도 월급은 적게 나올 수 있다”며 “규정대로 계산해 지급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과장급 직원의 최저 연봉과 최대 연봉, 지원부서(사무직)와 현장직과 연봉 차이가 있는지 확인 요청했지만, 회신하지 않았다.

노조 측은 반발하는 입장이다. 삼성에스원노동조합 박종욱 사무국장은 “회사 성장에 기여한 대학생 자녀를 둔 베테랑 직원을 버리는 꼴”이라며 “상상하기 어려운 일로 계속 투쟁해 나갈 것이다”고 반박했다.

삼성에스원은 1977년 설립된 국내 최초의 보안 회사이자 삼성그룹 소속의 종합 안심솔루션 회사로 사업은 보안서비스와 건물관리서비스, 콜센터서비스, 텔레마케팅 부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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