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홈앤서비스 처우 제자리…“껍데기 자회사 해체, SK브로드밴드 직접 고용을”

사진=허홍국 기자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오래가는 기업이 되려면 사회적 가치에 눈 돌려야 한다”

SK 최태원 회장이 최근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설파하는데 앞장서며 하는 말이다. 이는 사회 문제 해결에 동참해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상생협력도 역시 사회적 가치 중 하나다.

이런 가운데 SK그룹 계열사 SK브로드밴드가 자회사 홈앤서비스 소속 노동자들로 구성된 SK브로드밴드비정규직지부 파업에 대체 인력을 투입하며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반발하며 사실상 직접 고용 주체인 SK브로드밴드 측이 직접 나서라고 반발하고 나선 것.

SK브로드밴드비정규직지부 소속 노조원들이 11일 서울시 종로구 서린동 SK그룹 사옥 앞에서 임금 및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17일째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허홍국 기자

SK브로드밴드비정규직지부는 지난해 자회사 홈앤서비스 설립을 통한 직접 고용으로 고용불안 해소와 노동조건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현실은 그대로라며 SK그룹 서린동 사옥 앞에서 파업을 20일 가까이 이어가고 있다.

SK브로드밴드비정규직지부에 따르면 여전히 기본급은 158만원으로 저임금이고, 저임금-장시간 노동을 강제하는 포인트제가 유지되고 있다. 여기에 유연근무제까지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주장이다.

SK브로드밴드비정규직지부는 홈앤서비스 모 회사 SK브로드밴드 측에 즉각 단체교섭이 타결될 수 있도록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핵심은 SK브로드밴드가 100% 자본을 출자해 만든 자회사인 만큼 처우 개선에 책임 있는 자세로 임해 달라는 것이다.

특히 지난 9일 홈앤서비스가 SK브로드밴드 수탁업무 일부 반납 사실 공유의 건이라는 공문을 통해 최근 SK브로드밴드비정규직지부의 파업으로 인한 업무수행 차질에 대해 고객 타사이탈방지 및 불편 해소, 원활한 서비스 제공을 위해 수탁 받은 업무 일부를 반납하게 됐다고 통지하면서 노조의 반발을 사고 있다.

사진=허홍국 기자

이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최근 성명을 통해 “파업무력화와 대체인력 투입을 위해 업무 일부 반납을 한 것이라면 차라리 원청에 모든 업무를 반납하는 것이 맞다”며 “껍데기뿐인 자회사를 해체하고 SK브로드밴드가 직접고용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비정규직 직접고용이라는 허울 좋은 명분을 앞세워 자회사를 노동기본권을 파괴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SK브로드밴드의 불법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11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서린동 SK그룹 사옥 앞에 내걸린 SK브로드밴드의 임금, 처우 개선에 대한 촉구 플래카드다. 플래카드에는 형식은 자회사를 통한 직접 고용이지만 실질은 허울뿐이라는 목소리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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