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만 8147억원 영업손실…여름철 2761억원 감면 적자 폭 늘듯

한전 본사 사옥 전경. 사진=뉴시스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한국전력공사가 탈원전 정책의 후폭풍을 맞고 있다. 3분기 연속 적자를 낸데다 여름철 폭염으로 인한 정부의 한시적 전기료 감면으로 올해 3분기도 적자가 불가피해졌다. 자칫하면 4분기 연속 적자행진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에너지업계 등에 따르면 한전이 3분기 연속 적자를 내면서 비상이 걸렸다. 2분기 실적이 영업손실 6871억원을 기록하면서 올해 상반기만 8147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영업적자 1조원이 코앞이다. 적자는 원자력발전소의 가동률이 낮아지는 것이 주 요인으로 풀이된다.

정부의 친환경 발전 정책에 따라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이 증가한 것도 요인 중 하나다. 한전은 적자 원인으로 발전 자회사의 연료비 상승, 민간 발전사로부터의 전력구입비 증가 등이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한전 2분기 실적은 매출 13조3372억원, 영업손실 687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한전 적자 폭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정부가 사상 최고의 기록을 갈아치우는 폭염으로 한시적 전기료 경감을 추진해 영업이익 감소를 예고한 탓이다. 정부는 여당과 함께 이달 초 폭염 대책으로 올 여름철 주택용 전기요금을 누진제 구간의 상한을 늘리는 방식으로 전기료를 경감해주기로 정책 방향을 잡았다. 경감 안은 1단계 상한은 200kWh에서 300kWh로, 2단계 상한은 400kWh에서 500kWh로 각각 올려 요금 부담을 줄이는 방식이다.

정부는 이 방식을 적용하면 전기료 인하 총액은 2761억원에 달하고, 한 가구당 19.5%가량 요금 부담이 감소하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서울 폭염일수는 27일, 열대야는 23일째를 기록하면서 사상 최고의 폭염일수를 경신했다.

일각에서는 한전의 적자 행진으로 전기요금 인상 우려도 제기된다. 산업용 전기요금을 2008년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뒤 대폭 올린만큼 주택용 전기요금도 인상할 가능성이 적지 않은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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