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조선방역지도 최초 공개, 10월28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260여점 전시

이용자의 편의를 최대한 고려해 고산자 김정호가 조선 지도학을 집대성해 만든 대동여지도(보물 제850호)

[민주신문=양희중 기자] 조선후기 지리학자 고산자(古山子) 김정호가 1861년 처음 간행한 대동여지도(大東輿地圖) 이전에도 조선에는 수많은 지도가 편찬됐을 만큼 조선은 일찌감치 지도의 중요성에 눈을 떴다. 조선의 지도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대규모 전시가 열려 화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오는 10월28일까지 상설전시관 1층 특별전시실과 중근세관 114호실에서 특별전 ‘지도예찬- 조선지도 500년, 공간·시간·인간의 이야기’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방대한 조선 지도를 새로 조망하고 지도라는 매체에 담긴 삶의 흔적을 느끼는 전시로 보물 제1582호 ‘동국대지도’, 보물 제1581호 ‘대동여지도 목판’ 등의 박물관 소장품은 물론이고 국보 제248호 ‘조선방역지도’ 등 국보 1건과 보물 9건을 포함한 국내 20여개 기관과 개인 소장 지도 등 총 260여 점이 전시된다.

특히 1557∼1558년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국보 제248호 ‘조선방역지도’(朝鮮方域之圖)와 1770년 무렵 신경준이 영조에게 바친 원본이거나 복사본인 보물 제1599호 ‘경상총여도’(慶尙摠輿圖), 한국교회사연구소 소장 18세기 지리지 ‘여지도서’(輿地圖書)는 일반에 처음으로 공개된다. 

동국대지도

총 4부로 구성된 이번 특별전에서 1부는 ‘공간을 담은 지도’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세계를 담은 지도와 나라를 그린 지도, 경계와 외국을 그린 지도, 천문에 대한 지도 등을 소개하고있다. 국보 제248호 ‘조선방역지도’는 오방색으로 지역을 표현해 통치와 행정을 위해 사용됐으며 당시 조선 국토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보여준다. 

2부는 ‘시간을 담은 지도’에 관한 이야기다. 지도 위에 역사를 기록하는 동아시아의 전통이 조선시대에 와서는 그 경향이 더욱 두드러졌다. 17세기 김수홍이 세계를 그린 ‘천하고금대총편람도’와 전국 지도인 ‘조선팔도고금총람도’ 등에는 역대 왕조의 변천과 역사적 사건이 함께 수록됐다. 19세기에 제작된  ‘경주읍내전도’에는 사람들이 바라본 신라 고도 경주 모습이 담겨있다.

3부는 ‘인간을 담아낸 지도’에 관한 이야기다. 국가통치, 국토방어, 태평성대를 추구하는 당시 조선 사회의 다양한 이상이 드러났다. 보물 제1582호 ‘청구관해방총도’의 국방지도나 ‘평양성도’ ‘전라도 무장현도’ 등 덕치, 국방, 국가적 자부심 고취를 위해 제작된 회화식 지도가 대표적 사례다. 

특히 독도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관동방여 중 울릉도·우산도(독도) 지도’는 부도 형식으로 실린 지도로 당시 울릉도 통치에 관한 보고서 구실을 한 지도로 평가받는다. 

4부는 조선 지도의 주요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지도 연대기’로 구성했는데 양난 후 전쟁 피해 극복 과정에서 많은 지도가 필요해 행정 및 국방용 지도와 도시 지도, 휴대용 지도, 조상 무덤 위치를 그린 산도(山圖) 등 다양한 지도가 제작됐다. 또한 정확성과 상세함을 겸비한 대축척 방안 지도도 등장했는데 이용자의 편의를 최대한 고려해 김정호가 조선 지도학을 집대성해 만든 ‘대동여지도’(보물 제850호)가 대표적이다.  

'관동방여 중 울릉도 및 독도 지도'

국립중앙박물관 배기동 관장은 “박물관은 국가 문화 정체성을 전시와 관람을 통해 개발하고 알려 민족 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높이는 노력을 지속해서 하고 있다. 고려가 한국 문화를 정의했다면 이 국가 정체성을 확고히 한 시대가 조선이다. 그 인식이 남아 있는 것이 바로 조선 지도”라고 소개했다. 

이어 “조선 지도는 우리 모든 국민이 봐야 하는 전시다. 지도를 보면 우리나라가 어떻게 생겼고 우리 조상이 어떻게 생각했고 이 강토를 어떻게 가치를 뒀는지 조선 지도 관찰과 인식은 국가 정체성을 확고히 하는 데 있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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