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천진 전장용 MLCC 신축 공장 준공 확정…글로벌시장 공략 본격화

사진=삼성전기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국내 부품업계 1위 삼성전기가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세계 1위 무라타의 아성에 도전장을 냈다. IT MLCC에 이어 고부가가치로 주목받고 있는 전기장치(전장)용 MLCC 시장 공략에 본격적인 행보를 보여서다.

전장용 MLCC 시장은 10% 이상씩 성장을 예고하고 있어 삼성전기가 미래 성장 동력 확보와 세계 1위 무라타의 아성을 넘을지 주목된다.

20일 부품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가 이날 이사회를 열고 중국 천진(Tianjin)생산법인에 전장용 MLCC 공장 신축하기로 하고, 시설투자 등에 총 5733억 원을 투자하기로 결의했다. 이번 투자는 중장기 성장 동력을 마련하고, 중국내 새로운 전장 시장 선점을 위한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이 같은 결정은 중국 현지 시장 내 전장용 MLCC 사업 성장성에 주목해 내린 투자다. 그 배경으로는 중국에 다수의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이 공장을 두고 있고, 자율주행(AI) 자동차 비중도 연평균 28% 성장이 예상되면서 전장용 MLCC 사업의 성장 확대가 점쳐지기 때문이다. 관련업계에서 자율주행차 시장은 오는 2035년이면 129조 875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란 예상이다.

여기에 전기차 수요급증도 전장용 MLCC 사업 성장속도에 힘을 더해 주고 있다. 관련 업계와 중국 언론 등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 8월 약 400만 대에 육박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누적 전기차 판매량이 100만대에서 200만대까지 17개월, 300만대에서 400만대까지 6개월이 걸렸다는 것이다. 시간이 갈수록 전기차 보급 속도가 가파르다는 것에 핵심이 있다. 전기차엔 MLCC가 최소 1만개에서 최대 1만5000개가 필요하다.

MLCC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반도체 등 능동부품이 필요로 하는 만큼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부품으로, 반도체와 함께 산업의 쌀로 불린다. 주요 제품 크기는 머리카락 두께와 비슷하다. 쉽게 말하면 쌀 한톨의 250분의 1 수준이다. 스마트폰엔 800개에서 1000개가 필요하다.

삼성전기는 IT용 MLCC에 이어 전장용 MLCC의 공략에 나선 모습이다. 전장용 MLCC가 IT MLCC보다 3배 이상 비싼 고부가가치 부품으로 사업구조를 바꾸고, 고수익을 낼 수 있어 신성장 동력으로 충분한 까닭이다.

시장 공략의 관건은 IT용 MLCC 제조 능력을 바탕으로 150℃ 이상 고온과 진동·휨 강도와 같은 충격, 높은 습도 등에 견딜 수 있는 난이도 높은 제조 공정을 완벽히 수행하는 데 있다. 이는 전장용 MLCC가 IT용 MLCC와 역할은 비슷하지만 사용 환경이 더 가혹해 높은 신뢰성 및 내구성을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삼성전기는 최근 부산사업장에 전장용 MLCC 생산 설비를 대폭 증설하고 개발 및 제조기술 인력을 지속적으로 확충 중이다. 이런 맥락에서 중국 현지 공장 설립은 IT용 MLCC에 이어 전장용 MLCC 글로벌 시장의 공략을 본격화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체격을 충분히 갖췄다는 평가다. IT용 MLCC는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 1위이자 MLCC 글로벌 시장에선 2위인 까닭이다. 글로벌 MLCC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으로 무라타 44%, 삼성전기 21%, TDK 15% 순이다.

삼성전기는 이번 신공장 투자를 기점으로 부산과 천진은 전장ㆍIT용, 필리핀은 IT용 전문 생산 기지로 전문화해 고객 대응력과 제조 효율을 높여 시장 지배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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