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개 사업설명회 열어...우버 퇴사 후 벤처펀드 설립, 첫 사업으로 '배달천국' 한국 지목

우버 창업자 트래비스 캘러닉이 지난 17일 극비리에 방한해 '공유주방'을 주제로 새로운 사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세계 최대 차량공유업체 '우버'의 설립자인 트래비스 캘러닉이 최근 서울을 극비리에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17일 서울을 찾아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에서 '공유주방(클라우드 키친)'을 모델로 한 사업설명회를 가졌다. 이날 행사에는 관련업계 종사자들 80여명이 초청됐으며, 설명회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22일 조선일보를 비롯한 관련보도에 따르면 그는 새로운 사업인 공유주방 사업에 상당한 열의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유주방 사업은 시내 중심가의 빌딩을 매입해 세입자(외식업자)들은 건물 전체를 요리공간으로 사용하고, 만들어진 음식은 배달서비스를 통해 매출을 올리는 구조다. 캘러닉은 이런 사업구조를 '공유주방'으로 명명했다. 

설명회에 참석한 이들에 따르면 캘러닉은 "수십여개의 레스토랑의 주방을 한곳에 입점시켜 음식을 주문하고 배달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며 "신규 점포를 내는데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 투자 리스크를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한국을 첫 사업지역으로 선택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배달천국으로 불릴 정도로 배달앱이 활성화돼 있고, 미쉐린의 별점을 받는 레스토랑을 비롯해 다양한 외식업체들이 많기 때문이다. 

과거 우버 진출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를 우려한 모습도 찾아볼 수 있다. 한 매체는 참석자의 말을 빌려 "캘러닉이 과거 우버출시 때와 달리 이번에는 준비를 철저히 한 것 같다"면서 "시장상황에 대한 이해는 물론, 관련업체 종사자들의 이야기도 경청하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실제 캘러닉은 2013년 우리나라에 '우버X'를 출시하며 차량공유시장을 개척했지만, 택시업계의 반발과 불법 논란으로 인해 2년 만에 철수했다. 이 과정에서 캘러닉은 운수사업법 위반으로 기소돼 벌금형을 받기도 했다. 

벤처업계에서는 캘러닉의 이 같은 행보에 높은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한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우버를 통해 창업시장의 전설이 된 캘러닉이 우리나라를 주요시장으로 보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는 일"이라며 "캘러닉의 구상이 국내에서 현실화된다면 다른 대형 투자자들도 우리나라 스타트업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캘러닉은 2009년 우버를 창업했다. 하지만 올해 초 불거진 사내성추행 사건을 은폐하려한 정황이 드러났고, 기업내 성차별 문화와 지나친 성과중심 기업문화로 인해 비판을 받았다.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그는 지난 6월 CEO에서 물러났다. 현재 우버 주식 13%를 보유하고 있으며 '10100'이란 벤처스타트업 펀드를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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