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리바트와 시너지 기대...현대백화점 진출에 인테리어 업계 긴장감 높아져

현대백화점그룹이 3일 종합건자재 전문기업 현대L&C(옛 한화L&C)를 인수하면서 현대리바트와 함께 인테리어 부문 2조5000억원대의 국내 최대 토탈 인테리어 기업으로 거듭났다. 사진=현대L&C

[민주신문=서종열기자] 한화L&C가 현대L&C로 새롭게 태어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계열사인 현대홈쇼핑이 지난 3일 모건스탠리PE가 100% 보유한 종합 건축자재 전문기업 한화L&C를 3666억원에 인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대백화점그룹은 기존 현대리바트의 가구사업과 함께 건축자재에 이르기까지 인테리어 사업군에 대한 완벽한 라인업을 갖추게 됐다. 현대리바트는 지난해 1조4447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으며, 현대L&C는 1조636억원을 기록했다. 

재계에서는 현대백화점이 현대L&C를 인수하면서 인테리어 사업군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L&C가 창호부터 바닥재, 인조대리석에 이르는 인테리어의 모든 부분을 취급하고 있고, 또다른 계열사인 현대리바트는 인테리어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 가구와 소품 사업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어서다. 

리바트와 시너지 기대

현대백화점그룹은 "이번 인수로 매출 2조5000억원 규모의 국내 최대 리빙인테리어 기업을 보유하게 됐다"며 "그룹 내 계열사 간 통일성과 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해 사명을 현재의 한화L&C에서 현대L&C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새식구가 된 현대L&C는 2014년 한화그룹에서 독립된 건자재 전문업체다. 한화그룹은 당시 한화L&C를 건자재 부문과 소재 부문을 물적분할하면서 건자재 부문을 모건스탠리PE에 매각했다. 한화그룹에 남게된 소재 부분은 한화첨단소재로 이름을 바꿨다. 

모건스탠리PE가 최대주주로 된 한화L&C는 엔지니어드스톤으로 불리는 인조대리석과 바닥재·벽지·창호·포장재 등 다양한 인테리어 제품을 생산 중에 있다. 한화그룹에서 분리된 후에는 새롭게 주방가구와 매트리스 부분을 추가하며 사업포트폴리오를 확장하기도 했다. 

리빙인테리어 사업분야를 강화하고 있는 현대백화점그룹은 이번 인수를 계기로 인테리어 부분의 사업을 강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백화점을 주축으로 한 '유통'과 한섬을 위주로 한 '패션' 부분과 함께 인테리어 사업분야를 그룹의 3대 핵심 사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가구 전문 계열사인 현대리바트와의 시너지가 기대되고 있다. 현대L&C를 통해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건축자재 및 인테리어를 제공하고, 이에 맞는 가구 및 소품을 선보이는 이른바 '토탈 인테리어 서비스'를 내놓을 것이란 관측이다. 

또한 건설사와의 협업에도 상당한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계열사인 현대리바트를 지난해 B2B서비스 기업인 현대H&S와 합병시켰다. 이를 통해 8800억원대에 불과했던 현대리바트는 매출액은 1조5000억원대에 육박하고 있다. 업계 1위로 평가받는 매출 2조원대의 한샘과 격차를 좁힐 것으로 짐작되는 대목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리바트의 주방가구에 현대L&C의 제품을 결합시킨 패키지 상품 등 다양한 시너지 창출 방안을 고민 중"이라며 "백화점과 홈쇼핑 등 그룹 내 유통망을 활용해 현대L&C의 매출과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긴장하는 경쟁자들

현대백화점그룹 현대L&C 인수를 통해 건축자재 시장에도 진출하면서 기존 업체들의 긴장감은 높아지고 있다. 건자재업계는 먼저 B2B 시장에서 큰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B2B 건자재 시장은 LG하우시스와 KCC 등이 현대L&C와 함께 빅3로 평가받고 있다. 이들 상위 3개 업체의 점유율이 80%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여기에 현대백화점그룹의 지원을 업은 현대L&C가 공격적인 자세로 영업에 나설 경우 판이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소비자들과 직접 거래하는 B2C 시장은 더 큰 변화가 예상된다. 업계 1위의 한샘과 현대L&C·현대리바트 연합군의 대결구도가 만들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실제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L&C의 건자재와 현대리바트의 주방구가를 결합시킨 제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한샘이 선점하고 있는 부엌 리모델링 시장에 큰 변화가 올 수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현대백화점그룹이 계열사로 현대홈쇼핑을 거느리고 있어 강력한 유통망까지 갖추고 있는 만큼 한샘이 선점한 부엌 리모델링 시장이 흔들릴 것이란 관측이다. 

건자재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L&C가 내년부터 공격적인 행보를 시작할 경우 건자재 시장에 큰 변화가 생길 수 있다"면서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로 B2B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리모델링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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