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아이파크스위트 R 175㎡A 실내

[민주신문=이승규 기자] 부동산을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 가장 핫(HOT)한 곳은 제주 영어교육도시다. 제주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었을 때, 영어교육도시 집값만 조용히 치솟았다. 실제로 올해 6월 ‘해동그린앤골드’ 전용면적 84㎡ 타입은 8억7000만원에 거래돼, 2015년 분양가 대비 3배 이상 뛰었다. 비슷한 타입의 일대 집값도 8억원 내외에 집값이 형성돼 있다. 온라인 카페에도 올 봄부터 후끈 달아오른 영어교육도시 일대 집값 소식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 제주의 대치동…졸업생 다수 해외 명문교 진학

이곳을 떠받치는 집값의 힘은 교육 인프라다. 이미 개교한 국제학교 4곳에서 학생 다수가 미국 아이비리그 등 해외 주요대에 진학하고 있어서다. 특별 전형으로 국내 명문대에 진학하는 경우도 있다.

영어교육도시 내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자녀 교육을 위해 거주하려는 학부모 수요가 탄탄하고, 국제학교에 종사하는 외국인들의 문의도 꾸준한 편”이라며 “급매물은 온라인 주요 카페에 올릴 때도 있는데 강남, 분당, 해운대 등에서도 매수 문의가 있어 전국적으로 관심을 끄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분양시장도 치열한 청약 경쟁률을 내고 있다. 지난 5~6일 청약을 받은 ‘제주 아이파크스위트 R’의 경우 평균 12.0대 1을 기록했다. 총 3개 군으로 나눠 청약을 받았으며, 최고 경쟁률은 29.1대 1을 기록한 3군에서 나왔다. 특히 지역 내 최고가 상품이지만, 맹모(孟母)와 교육 종사자들의 뭉칫돈을 끌어들였다. 일대에서 보기 어려운 럭셔리 설계와 고품격 서비스도 인기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 ACS개교 앞둬…고급 주택에 대한 수요 꾸준할 듯

최근 이곳은 싱가포르 ACS(Anglo-Chinese School) 때문에 다시 한번 들썩이고 있다. 싱가포르ACS 한국사무소 대표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제주캠퍼스(제주ACS)는 2020년 9월 개교를 목표로 추진 중”이라고 밝힌 상태다. 이미 ACS는 싱가포르에서 집값을 크게 끌어올린 사례가 있는데다, 국제학교에 관심이 많은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자녀를 꼭 입학시키려고 하는 중화권 최고 명문으로 꼽힌다.

실제 싱가포르의 경우 ACS 등 국제학교가 몰린 '부킷티마(Bukit Timah)'는 한달 임대료만 500만원 선으로, 지역 최고 부촌(富村)으로 부상했다. 최근 ACS가 거주지가 가까워야 입학이 가능한 조건이 붙여, 학교 주변으로 대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자녀에 거액을 투자하는 부유층 자제들이 학교에 다니는 경우도 많아, 제주영어교육도시가 싱가포르 부킷티마처럼 된다면 집값이 치솟고 고급 주택에 주택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불수능, 내신에 대한 부담으로 인해 차라리 자녀를 국제학교에 보내려는 학부모들도 영어교육도시로 몰려들고 있다. 실제로 최근 서울, 부산 등에서 열린 KIS, BHA 등 제주영어교육도시 내 국제학교 입학 설명회에는 전국에서 학부모들이 몰려 인기가 높았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제주 영어교육도시가 가지는 상징성은 지역 내에서 굉장히 크고, 서울 강남 못지 않게 커뮤니티 등도 활성화되어 있어 제주도 내에서도 타 지역과는 구분해서 봐야한다”며 “국제학교에 자녀를 입학시키려는 경우가 더 늘고 있고, 고급 주택에서 자녀를 교육시키려는 소득수준도 뒷받침되고 있어 일대 부동산 시장도 호황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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