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증가·성장률 감소·인구변화 등 위기요인 많아...최소 9조원대 이상 추경·금리인하로 부양책 나서야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룸에서 열린 '2019년 IMF 연례협의 IMF 미션단 주관 언론브리핑'에서 넥메틴 타르한 페이지오글루(Necmettin Tarhan Feyzioglu) 한국 미션단장 등이 취재진을 바라보고 있다. 이동렬(왼쪽부터) 아태국 연구원, 시그니 코로그스트럽(Signe Krogstrup) 조사국 국장 자문관, 넥메틴 타르한 페이지오글루(Necmettin Tarhan Feyzioglu) 한국 미션단장, 루이 수(Rui Xu), 닐스 제이코브 한센(Niels-Jakob Hansen), 소랍 라피크(Sohrab Rafiq) 아태국 연구원.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한국경제가 중단기적으로 역풍(Headwinds)을 맞을 수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경제 상황에 위기를 넘어 경고메시지를 보냈다. 매년 회원국들의 경제상황 점검을 위해 연례협의단을 파견하는 IMF는 우리나라의 경제상황이 심각한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며, 정부가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펼쳐야 한다고 권고했다.

국제기구인 IMF가 이례적으로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내놓자, 재계는 정부의 향후 대책을 주목하고 있다. IMF의 권고를 정부가 따라야할 필요는 없지만, 국제기구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 대응방안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어서다.

강력한 메시지 내논 IMF

12일 IMF 연례협의단은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IMF-한국 연례협의 결과'를 발표했다. 타르한 페이지오글루 단장은 이 자리에서 "한국경제의 취약점이 수면위로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경제의 성장률은 투자 및 세계무역 감소로 둔화하고 있으며, 인플레이션 압력은 낮고, 고용창출도 부진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계부채 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잠재성장률은 감소하고 있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인구변화에 따른 생산성 둔화세도 성장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동시에 부의 양극화와 이로인한 불평등은 성장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IMF의 이 같은 지적은 과거에도 있었던 내용들이다. 실제 지난해 IMF 연례협의단은 "급속한 고령화와 서비스 부문 생산성 저하 등 구조적인 문제가 중장기 성장의 저해요인"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역풍'이란 단어를 보고서에 사용하면서 논란은 커지고 있다. 저해요인에 불과했던 위협요소들이 복합적으로 현실화되면서 위기감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과거에는 저해요인 정도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한국경제를 위협할 정도의 불안요소가 됐다는 지적이다.

페이지오글루 단장은 이와 관련 "세계적으로 부정적인 소식들이 많아 경제개방 정도가 높은 한국은 당연히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수출과 투자가 모두 둔화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정부의 강력한 조치가 필요한 때"이라고 말했다.

해결책은 강력한 경기부양책?

그렇다면 해결책은 무엇일까. IMF 연례협의단은 "경제 성장을 위해 추가적인 거시, 금융 및 구조 정책을 통합한 정책조합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금리인하와 대규모의 경기부양책을 해결책을 제시한 것이다. 페이지오글루단장은 "단기적인 성장을 지원하고 리스크를 낮추고 위해서는 정부가 추경예산을 편성해서라도 재정지출을 지금보다 더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경시기에 대해서는 '빠를 수록 좋다'고 덧붙였다. 그는 "대규모 추경이 뒷받침된다면 올해 한국정부의 성장목표인 2.6~2.7%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경기부양을 위한 추경규모도 같이 언급했다. 그는 "국내총생산(GDP)의 0.5%를 초과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우리나라 GDP를 감안하면 최소 8조9000억원 이상의 추경이 필요하다고 밝힌 것이다. 그는 "지난 3년간의 초과세수 규모를 볼때, 이정도 추경은 충분히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금융대책도 같이 언급했다. 그는 "한국은행은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동결모드에 있는 기준금리를 더 내려야 한다는 해석이다. 다만 금리와 관련해서는 "한국은행이 검토할 사항"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밖에도 IMF연례협의단은 ▲중기적으로 재정정책을 확대하는 기조를 유지하며 ▲고용 관련 법률의 유연성을 높이고 ▲사회안정망과 적극적인 노동시장 정책의 강화 ▲보육과 아동수단 개선을 포함한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 확대 ▲기존 사업자에 대한 보호조치 안화와 ▲상품시장의 규제정책의 경직성 해소 등을 권고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와 관련 "미세먼지 추경이 고려된다면 경제상황에 대한 판단을 거쳐 추경 편성과정에서 함께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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