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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 안전 지켜라” 세계 식량체계 모델로 떠오른 ‘로컬푸드’ 운동

기사승인 2019.03.25  11: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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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먹거리 팩트체크…정책부터 생산·유통·교육·폐기까지-(6)

<먹거리 팩트체크를 시작하며>

21세기 들어서면서 지구촌에 먹거리 위기가 찾아왔다. 전 세계 어느 나라를 불구하고 먹거리 부족이든 과잉이든 그 나름대로 인간에게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

2007~2008년 기상이변에 따른 세계 곡창지대의 흉작으로 30여 개국에 식량부족 사태로 폭동이 일어나는 등 위험이 찾아왔다. 아이티 등 몇 나라는 이 때문에 정권이 교체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식량안보를 정책적으로 챙기지 못한 나라나 챙길 여유가 없는 나라들도 어려움을 겪지만, 식량 위기와 무관한 나라들도 곡물가의 인상 등으로 물가가 오르는 등 여러 어려움을 겪었다. 몇몇 국가의 폭동발생과 정치적 위기는 전 세계로 확산되고, 이로 인한 사회적 불안이 고조됐다.

선진국들도 위협을 느끼기는 마찬가지다. 식량자급률이 100%를 넘는 국가라 하더라도 지역별 편차로 인해 먹거리 소요비용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물가 상승과 경제 발전이 정체하는 시기를 맞게 된다. 더구나 다른 국가들의 경제위기가 없어야 수출 경기도 좋아지는데, 세계 경제가 제자리걸음을 하게 되면 식량위기에 대응해야 한다는 논리에서는 선진국도 예외는 아닌 듯하다.

먹거리 위기 가운데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자급률의 위기’다. 2007~2008년처럼 세계 곡창지대의 흉작은 분명히 몇 년 주기로 올 것이다. 그렇다면 그런 시기를 대비해 먹거리의 보관은 물론, 생산기반과 보급, 해외 조달까지 고려하는 다양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식량자급률이 30%대에 불과하다. 더구나 쌀을 제외하면 그 비중은 더 줄어들고, 동물사료 곡물까지 포함한다면 자급률은 아예 10%에도 못 미친다. 이는 OECD에서 가장 낮은 수치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엽채류와 과수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농산물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제적으로 먹거리 위기가 찾아온다면 상황이 정말 어려워진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또 다른 먹거리 위기는 ‘안전의 위기’다. 세계시장이 단일화되면서 농산물도 국제경쟁의 시대를 맞았다. 이로 인해 먹거리의 생산체계가 공장 식으로 변모하게 되면서 먹거리에 대한 안전 문제는 그 상황이 매우 심각해졌다. 무한경쟁 탓에 값은 싸졌지만, 이에 뒤따르는 건강과 영양, 그리고 안전은 방치되고 있기 때문이다.

무분별하게 살포되는 농약은 물론, 남용되는 동물백신 등으로 먹거리의 안전은 점점 멀어져가고 있다. 더구나 미국 등 일부 국가들이 생산하는 GMO 농산물과 이를 재배하기 위해 살포되는 제초제 글리포세이트 등으로 인한 폐해가 점차 드러나고 있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 GMO 농산물 수입 1위국이다. 표면적으로는 일본이 세계 1위이지만, 일본은 수입 GMO 농산물의 대부분을 사료용으로 사용하고 있기에 실질적인 GMO 농산물 사용국 1위는 우리 한국인 것이다.

안전 문제와 연관해 발생하는 먹거리의 문제는 바로 ‘건강의 위기’다. 우리나라의 경우 먹거리표시제 문제가 심각하다. 그중에 GMO표시제를 살펴보면, 3% 이하는 표시하지 않아도 된다. 더구나 DNA가 분쇄돼 만들어진 전분, 전분당, 지방 등의 경우에는 100%를 사용해도 표시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 주변의 빵, 과자 등 가공식품과 콩기름, 옥수수기름, 카놀라유 등 식용유는 물론 이를 첨가물로 한 가공식품 등이 거의 모두 GMO 식품으로 도배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또 다른 측면에서 먹거리는 전통식품으로 대표되는 ‘슬로푸드의 위기’ 문제로 나타난다. 빠르고 간편한 패스트푸드의 발달과 소비증가는 고른 영양을 갖추고 건강에 좋은 슬로푸드를 사라지게 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로 인해 외식산업은 성장하지만, 가정에서의 조리식은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다.

이런 상황은 먹거리 접근성이 낮은 ‘취약계층의 위기’로 나타나기도 한다. 기초생활자들은 영양이 불균형적이고 안전성이 떨어져도 값싼 먹거리를 찾아 끼니를 때워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대규모의 공장식 생산체계에도 불구하고 ‘생산의 위기’도 문제가 되고 있다. 병해충의 증가로 인한 농약 사용 증가와 첨가물의 확대 등으로 대표되는 공장 식 생산체계에 대해 불신하는 소비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유럽에서는 친환경 생산체계의 도입과 동물복지 등을 중시하는 먹거리 생산 환경으로 돌아가는 상황이다. 이에 따른 ‘환경의 위기’도 소비자들이 제기하며, 먹거리 생산체계의 회귀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국가건, 지방자치단체건 푸드플랜을 세워야 하는 시대이다. 농정 부서만으론 안 되고 복지, 교육, 환경, 예산 부서가 모두 함께 머리를 맞대고 삶의 질과 행복지수를 높이는 먹거리 계획을 제대로 세워야 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21세기 농정의 전환이며, 먹거리 복지를 실현하는 축이다.

지난 2017년 8월 대구시 동구 동촌동 대구장터 대구로컬푸드직매장을 찾은 시민들이 진열된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구매의 방식은 공동구매 또는 집단구매를 장려하고, 입찰방식을 개선해 가격 우선의 최저가 입찰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기준에 우선순위를 두는 평가방식으로 전환됐다. 식단의 구성도 신선과일 및 채소를 확대하고 제철식단을 장려하는 한편, 직접조리를 확대하고 가공식품과 육류를 줄여나가는 건강한 식단으로 전환하게 된다.

교육과 소통, 참여와 협력도 중요한 수단으로 인식된다. 통합적 식생활교육이 이뤄지고, 농과 식에 대한 체험적 이해가 쌓이는 것과 함께 생산자와 참여 주체들 간의 소통과 협력이 이뤄지는 가치기반의 협력적 공급 사슬을 구축하는 측면이 강조되고 있다.

안전한 먹거리 모델, 로컬푸드 운동

로컬푸드(Local Food)란 장거리 운송을 거치지 않은 지역농산물을 말하는데, 흔히 반경 50km 이내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지칭한다. 일본의 지산지소(地産地消), 이탈리아의 슬로우푸드(Slow Food), 미국의 CSA(Community Supported Agriculture), 우리나라의 신토불이(身土不二) 운동 등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안전한 먹을거리에 대한 운동의 형태로 세계 식량체계의 대안적인 모델로 나타난 개념이다.

로컬푸드 운동은 농산물 무역자유화에 명백히 반대하는 운동이다. 따라서 정부 정책보다 민간이나 지자체 등 풀뿌리 민주주의가 지향하는 먹을거리와 관련된 운동이다. 로컬푸드에 대한 논의는 일본, 유럽, 미국 등 각 국가가 처한 사회경제적 요인에 따라 차이가 있다.

로컬푸드 운동은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이동거리를 단축시켜 식품의 신선도를 극대화시키자는 취지로 출발했다. 즉, 먹을거리에 대한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이동거리를 최대한 줄임으로써 농민과 소비자에게 이익이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북 완주군이 2008년 국내 최초로 로컬푸드 운동을 정책으로 도입했다.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로컬푸드 매장에서 판매토록 해 푸드 마일리지가 매우 적은 직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또 생산지인 완주군이 인근 소비자인 전주시와의 연계를 통해 매장만이 아니라 학교급식, 취약계층에 대한 급식 등 공공급식도 직접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춰 완주 푸드플랜을 통해 생산-유통-가공-안전-공공급식-환경-폐기에 이르기까지 먹거리와 관련된 전 분야를 정책화해 추진하고 있다.

지산지소 운동을 벌이고 있는 일본 시즈오카현 미찌노야키 시장에서 지역 생산 농산물을 판매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일본의 지산지소(地産地消)

일본에서는 1950~1960년대 산업화시기에 환경오염으로 인한 공해병이 인간의 건강을 위협하는 사회문제가 되면서, 1960년대 후반 이후 시민운동 차원에서 농수산물의 생산자와 소비자가 제휴(산소제휴産消提携)하는 직거래 형태가 나타났다.

소비자가 생산자에게 요구하는 농산물의 공급 기준을 정하고, 그에 대해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는 형태다. 이 형태는 주로 유기농산물을 거래하며, 소비자와 생산자가 그룹을 형성하거나 생활협동조합(생협) 등 소비자가 조직화돼 거래를 지속하고 있다.

한편 1990년대 이후 식량자급률이 급속히 저하하고 불규칙하고 불안정한 국민식생활의 영향으로 생활습관병이 증가했고, 2001년 광우병(BSE) 발생으로 먹을거리의 사회문제화가 급속도로 진행됐다. 이에 기존에 민간에서 추진해온 생산자와 소비자 제휴를 포함해 식량자급률을 늘리고, 지역 농식품 구매촉진 등 지역농업과 관련 산업 활성화를 위해 지산지소(地産地消)를 추진하고 있다.

유럽의 로컬푸드(Local Food)

로컬푸드 논의는 1992년 유럽연합(EU)이 PDO(Protected Designation of Origin, 농산물의 원산지명)를 제정하며, 생산지의 특정 지역 또는 지방을 명시함으로써 품질(Quality)을 보장하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하지만 1985년 영국에서 발생한 광우병(BSE), 1996년과 2001년 초 유럽에서 발생한 광우병과 대규모 구제역에 이어 인간광우병까지 발병하자 전 세계는 공포에 휩싸였다. 이후 영국에서 로컬푸드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확산됐다. 이는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요구가 지역농업이 처한 위기와 관련이 있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유럽에서 로컬푸드의 관점은 농산물 유통으로만 한정하지 않는다. 먹을거리 위기로 불거진 식품 안전성 문제를 시작으로 세계화에 따른 세계 식량체계 속에서 식량주권 문제, 생명·환경문제, 빈곤문제, 인류 신뢰의 문제까지 확장해 논의하고 있다.

2007년 미국 뉴욕시 환경협회주관으로 파머스마켓이 지역을 순회하며 열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미국의 CSA

미국 농산물은 대량생산·대량유통을 전제로 규모화?기계화돼 생산되며, 농산물 유통도 수확 후 품질관리를 거쳐 서부에서 동부까지 차로 5일이나 걸리는 광역 원거리 유통을 기본으로 한다. 따라서 미국 대형소매점에서 수확 후 품질관리를 하지 않은 신선한 채소류를 구입하는 것은 대단히 어렵고 가격 또한 비싸다.

미국에는 1970년대 후반부터 일본의 생산자와 소비자의 제휴와 같은 생산자와 소비자의 직거래가 나타났고, 지역에 따라 파머스마켓(Farmers Market)인 직거래장터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농산물 생산시기에 따라 5~10월까지 특정요일에 열리는 요일장의 옥외장터와 상설시장으로 나뉜다.

도시근교에서 농민이 직접 생산한 신선 채소, 과일을 비롯하여 잼, 훈제, 식품, 빵 등 가공식품까지 판매되고 있다. 미국 농무부 농업통계에 따르면 파머스마켓은 1994년 1755개에서 해마다 증가하여 2010년 3월 현재 6132개에 이른다. 2010년의 수치는 2009년에 비해 16% 증가한 것이다. 또한 매출액은 2005년 이후 매년 10억불 이상이 거래됐다.

<다음 호에 계속>

편저자 김영하

김영하는 철들면서부터 농자(農者)로 살아왔다. 서라벌고를 졸업하고 고려대 농대에 입학한 것이 첫 걸음이었다. 대학 졸업 후 충북 옥천, 충남 공주, 경기 양평에서 7년 가까이 복합영농에 종사하며 실전 농업을 체험했다. 1991년에는 연수생으로 일본에 건너가 일본농업실천 대학을 수료했고, 전국농업기술자협회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1993년 한국농어민신문 기자로 출발해 20년 이상 근무하는 동안 편집국장, 논설위원, 전략기획 본부장을 역임했고, 재임 중에 농림부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국농어민신문을 퇴사한 후에는 농축유통신문 편집국장 겸 상무이사로 일하고 있다.

김영하 webmaster@iminju.net

<저작권자 © 민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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