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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희 건강수다]호르몬과 약으로도 치료하기 어려운 비만

기사승인 2019.04.15  09:3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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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하는 자의 숟가락을 놓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만 먹으라는 엄마나 아내의 잔소리, 또는 날씬해져야 한다는 욕구도 중요하지만, 총체적으로 인간의 섭식은 뇌, 위장관, 간, 췌장, 자율신경계 및 내분비샘의 호르몬, 지방 조직에 분포하는 섭식 조절인자에 의해 조절되는 복잡한 구조로 되어 있다. 섭식 중추는 뇌의 시상하부 hypothalamus에 위치하며 이는 다시 공복 중추와 만복 중추로 나뉘게 된다.

우리의 hunger center가 자극받으면 먹으라는 신호를 받는 것이고, 반대로 satiety center의 자극 때문에 식사를 중지하게 된다. 사고 등으로 섭식과 관련된 중추, 즉 섭식 중추가 손상되면 정상적 섭식 조절이 어렵다. 만복, 또는 공복 중추의 정상적 작동 여부에 따라 식사량이 적어지거나 많아져 체중이 조절되는 것이다. 이번 호에서는 내분비샘에서 분비되는 호르몬과 식욕의 관련성에 대해 알아보자.

지금으로부터 24년 전 일단의 연구자들을 흥분에 빠뜨렸을 새로운 발견이 있었다. 뚱뚱하게 만든 쥐들에게 렙틴이라는 호르몬을 주입하자 기적적으로 살이 빠지는 것이 관찰된 것이다. 렙틴은 주로 지방세포에 의해 분비되며 그 양은 지방 조직의 양과 정비례한다. 역할은 몸이 충분한 음식물을 섭취했을 경우 이를 뇌에 알려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물론 렙틴의 분비는 지방의 종류, 양과 위치에 따라 달라지며, 피하 지방이 내장 지방보다 렙틴의 분비가 많다고 알려져 있다.

체내에서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지만, 비만의 정도 및 체내에 저장된 에너지의 수준을 알려주는 신호의 역할이 가장 주된 것으로 보여 렙틴을 대표적 비만 호르몬이라 부른다. 이 약제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자 생명공학과 관련된 개인 기업 암젠이 잽싸게 특허권을 낚아챘다. 인류의 비만을 해결할 키를 틀어쥐면 그게 곧 노다지를 캐낼 현대판 금광이 되려니 판단한 것이다. 살찔 걱정 없이 원하는 대로 먹고 날씬한 몸을 유지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 당시 렙틴 호르몬을 연구하는 자가 논문을 작성했다면 첫 번째, 지방 조직이 많은 자, 즉 비만한 자의 렙틴 분비는 불충분할 것이다. 두 번째, 부족한 렙틴을 넉넉히 주입하면 음식에 대한 욕구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등의 가설을 세울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가설은 어떤 사실을 설명하기 위해 임시로 세운 이론에 불가할 뿐이다. 가설은 검증되지 않았으며, 추측성이 강하고 잠정적이며 불확실성을 갖는다. 게다가 막대한 상업적 이익을 목전에 두고 그 이득을 독식할 욕심에 빠지면 무수한 실험과 관찰을 통해 획득한 근거와 규칙성을 토대한 가설이 나오기 힘들다.

특히 인체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 있어 연구자의 철저한 윤리의식과 사회적 기여를 염두에 둔 정신의 결여는 자연 과학의 발달 및 공익에 적폐 요소임이 분명하다. 렙틴의 특허권을 낚아챈 암젠의 연구자들이 실망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그리 오래지 않았다. 설치류보다 인간의 비만 기전이 훨씬 복잡하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어떤 점이 그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는지 살펴보자. 그들에게 실망을 던져 준 첫 번째 이유는 비만한 자들이 렙틴 호르몬을 불충분하게 생산하는 것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지방에서 분비되는 렙틴이 식욕을 억제한다고 가정하면, 지방의 양이 충분한 자에게 분비가 많아야 하지만 정작 그렇지 못했으므로 비만의 개선이 이루어지지 못했을 거라는 가정이 힘을 잃고 만 것이다. 오히려 정상 또는 그 이하의 체중을 가진 자들에 비교해 렙틴 호르몬을 더 많이 분비한다는 다소 의외의 사실이 밝혀졌다. 렙틴의 분비가 충분함에도 서두에 언급한 시상하부의 포만중추가 자극을 받지 못해 정상적인 섭식 조절이 가능하지 않았다. 더 많은 렙틴을 생산하더라도 뇌를 더는 자극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것을 우리는 렙틴 저항성이라 부른다. 다음 호에 좀 더 알아보자.

박창희 ventureman@empal.com

<저작권자 © 민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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