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듀48 연출자 안모PD, 검찰 수사과정서 조작 인정...부정투표 낙인찍인 아이즈원, 컴백 계획 모두 연기

M.net의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프로듀스48>로 데뷔한 한일합작 아이돌그룹 '아이즈원'이 최근 투표조작 논란에 휩싸이면서 컴백 계획이 무기한 연기됐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아이즈원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케이블방송사 M.net의 서바이벌 프로그램 <프로듀스48>로 데뷔한 여성 아이돌 그룹 '아이즈원'이 투표조작 논란에 휘말리면서 그룹 존속이 위태로워지고 있다. 프로듀스48의 연출자였던 안모씨가 검찰조사에서 투표결과가 조작됐다고 밝히면서 그룹 해체설이 나오고 있어서다.

실제 아이즈원 멤버들과 소속사인 '오프더레코드' 역시 그룹해체에 대한 논의에 나서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오고 있어 아이즈원의 미래가 더욱 불투명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아이돌 데뷔란 목표로 열심히 매진해온 아이즈원 멤버들이 투표조작이란 이슈에 휘말리면서 선의의 피해자가 되고 있다는 우려도 있다. 투표조작이 아이즈원 멤버들이 모르는 상황에서 진행된 만큼 그룹해체라는 최악의 수를 선택할 필요는 없으며, 오히려 이번 투표조작의 최대 피해자가 아이즈원이란 주장도 있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통해 혜성과 같이 등장했지만, 투표조작이란 거대한 이슈에 휘말려 존속과 해체의 기로에 선 아이즈원의 앞길을 어찌될까. 

투표조작 논란에 컴백 계획 연기

지난해 10월 데뷔한 아이즈원은 12인조 한일 합작 걸그룹이다. 9명의 한국인 멤버와 3명의 일본인 멤버로 구성돼 있으며, 지난해 방영됐던 M.net의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프로듀스48>에서 시청자 투표로 멤버가 결정됐다. 

문제는 올 여름 아이돌그룹 멤버를 결정했던 시청자투표에 부정한 요소가 있다는 제보가 등장하면서 시작됐다. 시청자들이 투표한 수치보다 더 많은 표가 제3의 멤버에게 몰리면서 논란이 일었고, 결국 검찰 수사과 투표조작이 사실로 드러났다. 프로그램의 총 연출자였던 안모 PD는 시청자 문자투표를 조작한 사실을 인정하면서 지난 5일 사기·배임수재·청탁금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힘겹게 아이돌그룹으로 데뷔한 아이즈원 멤버들이 미래가 불투명해졌다. 벌써부터 누리꾼들은 공정하지 못한 방법으로 데뷔하게 된 아이즈원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며 그룹 해체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아이즈원의 팬클럽을 중심으로 한 누리꾼들은 아이즈원 멤버들 역시 선의의 피해자라며 존속을 주장하고 있다. 

아이즈원 해체를 주장하는 이들은 투표조작이란 불공정한 방법을 통해 선발된 현재의 멤버들이 의도지 않았더라도 이득을 본 수혜자가 됐으므로 그룹을 해체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특히 기획사 관계자들이 투표조작을 댓가로 안 PD 등 프로그램 관계자들에게 유흥을 제공했다는 정황까지 드러나면서 해체주장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는 모양새다. 

반면 아이즈원 멤버들은 이 같은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는 상황에서 선발된 만큼 선의의 피해자라는 주장도 있다. 투표조작이란 부정한 방법을 사용한 기획사 관계자들과 연출자의 잘못이지, 아이돌 데뷔를 위해 열심히 노력해온 멤버들은 죄가 없다는 논리다. 오히려 이번 투표조작으로 인해 아이돌그룹의 이미지에 치명상을 입게 된 만큼 아이즈원은 선의의 피해자라는 주장도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투표조작 사태로 인해 아이즈원의 방송활동 역시 불투명해졌다. 방송사들은 검찰 수사결과가 나올때까지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반응이다. 

일단 아이즈원이 녹화한 방송프로그램등에서 촬영분이 편집되고 있다. 9일 tvN의 <놀라운 토요일>은 당초 예정됐던 아이즈원 출연분 대신 스폐셜 방송을 송출했다. JTBC 역시 아이즈원과 관련 결방을 확정했고, MBC <마이리틀텔리비전V2>은 아이즈원 멤버의 분량을 통편집했다. 

소속사인 오프더레코드 역시 활동을 중단하는 모습이다. 아이즈원의 콘서트 현장부터 신곡 준비를 모았던 다큐멘터리 '아이즈 온 미' 개봉이 연기됐으며, 미리 준비됐던 쇼케이스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신곡과 함께 컴백활동 계획도 모두 연기됐다. 

M.net의 서바이벌 프로그램 <프로듀스48>. 사진=뉴시스

그룹 존속 가능할까

소속사와 멤버들의 피로도도 극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아이즈원 멤버들과 소속사는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그룹 해체에 대한 논의도 나누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한 소속사 관계자는 "최종 결정은 CJ ENM에 달렸다"면서 멤버들이 많이 불안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예계 관계자들 역시 아이즈원의 활동재개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투표조작이란 불공정한 과정을 통해 선발됐다는 오명을 쓴 채로 활동하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어서다. 

그렇다면 아이즈원은 해체될까. 이 부분 또한 결정하기 매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즈원이 한일 합작 걸그룹인 만큼 멤버들 간의 활동계약기간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 멤버들의 계약도 포함돼 있어 당장 그룹을 해체하고 각자의 길로 돌아가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논란이 제기된 멤버들은 제외하고 남은 멤버만으로 활동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 또한 사실상 선택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논란이 제기된 특정 멤버들이 집중되면서 상황이 더욱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검찰 수사가 진행 중에 있어 현재로서는 해체도 존속도 결정할 수 없는 상황일 것"이라며 "피해를 입은 멤버들과 선택받은 멤버들 모두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을 텐데, 욕심 많은 어른들 때문에 아이들이 피해를 입게 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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