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승장구 중 돌연 경영수업 위해 물러나…‘내부 갈등’ 의혹 고개 들어

사진=뉴시스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LS그룹 오너가 3세 중 첫 CEO로 등극한 구본혁 예스코홀딩스 부사장이 열흘 만에 물러나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구 부사장은 올해 LS오너가 3세 중 처음으로 계열사 CEO를 맡아 주목을 받았다. LS그룹에 입사한지 17년만이다.

그는 회사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시켰다는 평가를 받는 등 경영능력을 인정받아 지난 1일부로 예스코홀딩스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2003년 LS전선 입사를 시작으로 LS 경영기획팀, LS니꼬동제련 지원본부장, 사업본부장 등을 거쳐 2018년 예스코홀딩스 비상근 등기 이사에 이름을 올렸다.

1977년생인 구 부사장은 고(故) 구자명 LS니꼬동제련 회장의 장남으로 국민대 국제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UCLA에서 MBA를 마친 뒤 회사 생활을 시작했다.

LS그룹 내 오너가 일원으로 승승장구하던 구 사장이 열흘 만에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구 부사장 측은 경영수업이 필요해 예스코홀딩스 대표이사 자리를 내놓은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지난해 11월 열린 이사회 대표이사 결정 이후라도 구 부사장이 자진 사퇴 의견을 피력할 시간이 충분함에도 CEO에 오른 뒤 열흘 만에 물러난 것이 정상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단순 헤프닝?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내부적 갈등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고개를 든다. 무엇보다 경영 수업을 위해 CEO를 반납한다는 단순한 해프닝으로 보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대표이사에 오른 구 부사장이 계속 고민을 해왔고, 본인은 미래 사업을 맡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구 부사장은 지주사 전환 3년 차인 예스코그룹의 과도기적 상황에서 기존 경영자인 구자철 회장이 맡는 게 낫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CEO를 내놓은 구 부사장은 당분간 출범 예정인 ‘미래사업본부장’을 맡아 신사업 추진에 나설 것으로 보이며, 이변이 없는 한 CEO로 재추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LS그룹 내 예스코는 2018년 4월 도시가스 부문을 물적분할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며 지배구조를 완성했다.

현재 예스코그룹은 지주사인 예스코홀딩스를 중심으로 예스코, 예스코컨설팅, 예스코서비스, 예스코에너지, 예스코이에스 등의 자회사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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