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법리적 차원에서 처벌 양형기준에 대한 말한 것 뿐" 해명
"n번방 구조 모르고 하는 소리"... 사람 죽이고서 호기심에 그랬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이 1일 서울 양천구 목동동로 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김현철 기자]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말한 “n번방 가입자 중 호기심으로 들어온 사람은 판단이 다를수 있다”는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황 대표는 지난 1일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n번방 사건과 관련해 “단순음란물 유포가 아닌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끔찍하고 극악무도한 성범죄다”라며 그러나 “호기심 등으로 방에 들어왔는데 막상 들어와 보니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활동을 그만둔 사람에 대해선 판단이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n번방 가입자들 중 범죄를 용인하고 활동에 참여한 사람들은 처벌 대상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미성년 성착취 영상을 제작·유포한 사건으로 전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는 n번방 사건에 대해 가담 정도에 따라 차등 처벌을 해야한다는 취지의 발언이 문제가 된 것이다. 
 
그러나 n번방은 유료 회원 모집을 위한 무료 방이라도 따로 링크를 받는 등 초대가 있어야 입장 가능하고, 유료 방의 경우 등급에 따라 최대 200만원의 입장료를 암호화폐 등으로 결제 후 입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단순 ‘호기심’이라고 볼 수 없다는 지적이다. 
 
논란이 커지자 황 대표는 "n번방 사건 가해자 및 참여자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철저한 수사와 단호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확고한 입장이다“라며 ”개별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린 부분은 법리적 차원에서 처벌의 양형은 다양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일반론일 뿐이다”며 별도의 입장문을 냈다. 
 
통합당은 무관용 처벌 원칙의 입장문을 발표하는 등 진화하려는 모습을 보였으나 황 대표가 n번방의 성착취 구조와 심각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판이 거세졌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황 대표의 몰지각한 호기심 발언이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지난 1일 페이스북을 통해 "황 대표는 텔레그램 n번방이 '호기심'에 들어가 볼 수 있는 공간으로 보이시냐"며 "그 범죄의 소굴에 오래 머문 사람만 처벌하면 되고, 상대적으로 잠깐 있었던 사람은 처벌을 면하게 해주자는 것이 미래통합당의 입장이냐"고 비판했다. 
 
법무부 양성평등정책 특별자문관을 맡고 있는 서지현 검사도 2일 페이스북에 "만일 범죄자가 사람을 죽여놓고 '호기심에 그랬다'라거나, 사람을 협박해 돈을 뜯어내거나 괴롭혀놓고 '호기심에 그랬다'라거나, 사람을 지속적으로 스토킹해 일상을 파괴해놓고 '호기심에 그랬다'라거나, 사람을 강간하거나 성착취 해놓고 '호기심에 그랬다'라고 한다면. 당연히 '판단을 달리'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럴땐 '사이코패스'로 판단한다. 그걸 '놀이'로 했다면 더더욱"이다“라며 ”호기심은 이렇게나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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