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1일부터 16일까지 소월 아트홀에서 여섯 차례 공연 진행

[민주신문=육동윤 기자]

한민족 이민 수난사 <돈데보이> 공연 홍보 포스터 ⓒ 극단 유목민

1905년 ‘묵서가(멕시코의 한자 음역어) 이민사건‘을 다룬 창작극 <돈데보이>(Donde voy)가 오늘 (11일)부터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소월아트홀에서 선보인다.

뮤지컬과 영화로 만들어진 <애니깽>과 김영하의 소설 <검은꽃>의 소재가 된 ’멕시코 계약 노동이민‘ 사건이 배경인 <돈데보이>는 20세기 초 ’멕시코 드림‘을 안고 에네켄 농장으로 팔려간 한인 디아스포라 모습과 빈부격차와 사회불공평이라는 자본주의 모순을 다룬 이야기다.

노래가사로도 잘 알려진 스페인어 ’Donde voy’는 우리말로 ‘어디로 가야 하나요’라는 뜻이다. 고국, 가족, 삶의 터전을 떠나야 했던 사람들의 처지를 대변해준다.

1905년 제풀포항에서 멕시코 이민선에 오른 1033명의 한인들, 목숨 걸고 노예 같은 생활을 견뎌내지만, 막상 계약이 끝난 후에는 갈 곳이 없어졌고, 한일합방으로 국적을 잃고 멕시코 혁명으로 신분증마저 빼앗긴 그들의 애환이 가슴 시리게도 아프게 표현됐다.

이러한 배경으로 만들어진 <돈데보이>는 반목과 대립의 시대, 차범석희곡상 당선작 <푸르른 날에>로 많은 사랑을 받은 정경진 작가가 고통의 역사를 어떤 방식으로 무대 위에서 재현할 것인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연출은 극단 유목민 대표인 손정우 경기대 교수가 맡았다.

한민족 이민 수난사 <돈데보이> 공연 장면 ⓒ 극단 유목민

손 연출은 2012년과 2013년 서울연극제 연출상, 제3회 셰익스피어어워드 연출상, 2019년 루마니아 바벨 페스티벌 베스트연출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미 국제무대에서 독보적인 무대언어와 연출역량을 인정받은 손 연출은 이번 공연에서도 치밀한 원작 해석과 시청각적 이미지를 활용한 감각적인 무대로 감동을 전할 예정이다.

한민족 이민 수난사를 깊이 있게 표현한 <돈데보이>는 정보가 빈약했던 시절, 원작의 노고와 고증에 충실한 스토리의 힘, 이태훈, 이화영을 비롯해 폭넓은 연령대의 배우들이 펼치는 연기 앙상블, 중남미 선율이 담긴 라이브 연주로 연극의 묘미와 여운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연은 이달 11일부터 16일까지 평일 오후 7시 30분, 주말은 오후 3시에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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