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당 가격 12만 원… 통일된 ‘표준시간’ 필요로 하는 곳 설치

[민주신문=김현철 기자] 

국회 의원회관 회의실에 걸려 있는 GPS 수신 벽시계. 국회 내 모든 회의실에는 이 시계가 걸려있다. ⓒ 민주신문 김현철 기자

“그거 알아?”

“국회에 걸려있는 모든 시계는 한 치 오차도 없이 정확하게 일률적으로 움직인대”

“정말?”

시작은 이랬다. 국회로 출퇴근하는 한 지인이 이렇게 말했다. 보기에 일반 가정집에서 흔히 볼만한 특별할 거 없어 보이는 시계다.

그런데 그 안에 어떤 장치가 있길래 그렇게 작동할까 궁금했다. 마침 국회 기자실에 문제의 시계 두 대가 걸려있다. 한참 바라보며 비교해봤다. 정말 오차 없이 똑같이 움직인다. 궁금증이 증폭됐다.

국회 관리자에게 물었다. 그는 "이런 시스템이 적용된지 오래됐고, 주요 관공서를 비롯한 규모 있는 일반 사기업에서도 이런 방식을 쓰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한다.

30초마다 GPS 위성신호를 수신해 움직이는 시계. 위성신호를 받아 움직이는 네비게이션과 같은 방식이다. 국회내 각 건물마다 GPS수신을 받는 메인시계가 있고, 그 메인시계를 기준으로 건물내 모든 시계가 일괄적으로 맞춰진다.

좀 더 들어봤다. 1975년 여의도 국회의사당 시대를 열면서 본청 건물을 지을 때부터 도입하던 방식이란다. 다만 그때는 GPS 위성통신 방식이 아닌 라디오 신호를 받아 움직이는 방식이었다고 한다. 물론 그때도 일괄적으로 조절이 가능했던 것. 45년 전에도 그런 기술이 있었다는 사실이 놀랍다.

국회 본청, 의원회관, 국회 도서관, 의정관, 소통관 등 의원실을 제외한 경내 모든 건물에 설치돼 있다. 세종 정부청사, 인천공항, 서울지하철, 한국전력공사 등 통일된 시간을 필요로 하는 곳에 사용되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시계 한 대당 가격은 12만 원으로 싼 가격은 아니다.

관리자는 이런 방식을 도입하게 된 이유에 대해 “수백 대 시계가 각 회의실, 사무실에 걸리는데 어느 시점이 되면 조금씩 편차가 생겨 일일이 다 관리할 수 없다. 통일된 표준시간을 필요로 하는 곳에선 이런 방식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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