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분기 연속 부진 5조 누적 적자 여파로 사업 축소·매각 중 하나 꺼낼 듯
LG전자 주력 사업 매각 시 ‘생활가전-TV-자동차부품’으로 재편 예고도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 민주신문 허홍국 기자

LG전자가 만성적자를 이어온 스마트폰 사업을 접을지 고민에 빠졌다. 

이번에는 설(說)에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LG전자가 꺼내들 수 있는 선택지는 스마트폰 사업의 축소나 매각 두 가지다.

만약 매각이라는 결론이 나오면 LG전자 주력 사업의 판도도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 전면 재검토에 착수했다. 이는 누적 적자가 5조 원에 이를 정도로 모바일기기의 사업 부진 때문이다.

과거 LG전자 모바일 사업을 담당하는 MC(모바일 커뮤니케이션)사업부가 수 차례 ‘매각설’에 휩싸였을 때와 확연히 다른 분위기다.

업계 안팎에서는 권봉석 LG전자 사장이 최근 직접 3700여 명의 MC사업부 임직원에게 E-메일을 보내 “모든 가능성을 열고 검토 중”이라고 밝힌 만큼 스마트폰사업 철수나 축소는 기정사실로 여겨진다.

LG전자 MC사업부는 지난 2015년 2분기를 시작으로 지난해 4분까지 2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현재까지 해당 사업 누적 적자는 5조 원대다.

LG전자는 어느 쪽으로 MC사업부 사업운영 방향이 결정되든, 현재 MC본부 임직원 3700명의 고용은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LG전자 이형 폼팩터폰 ‘LG 윙’ ⓒ LG전자

◇ ‘폐지’ 혹은 ‘유지’ 갈림길

LG전자 스마트폰 향방은 2가지다. 

MC사업부를 매각하거나 축소해 유지시키는 안(案)이 유력하다.

LG전자가 기존대로 ‘아픈 손가락’인 MC사업부를 끌어안고 가기엔 부담이 크다.

여기에 언제 대박을 터뜨릴지도 모를 스마트폰 사업을 위해 천문학적 투자를 지속하기에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는다.

이 때문에 업계 안팎에서는 매각하거나 축소해 유지시키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현재 첫 번째로 거론되는 방식은 MC사업부 매각이다.

이미 이와 관련된 매각 이야기는 자천타천 흘러나오고 있다. LG전자 MC사업부가 구글, 페이스북, 빈스마트, 폭스바겐 등 글로벌 4개사와 매각이 진행 중이라는 게 핵심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공식적인 확인이 불가하다는 게 LG전자 입장이다.

두 번째 안은 MC사업본부를 축소해 유지시키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는 스마트폰이 5G 통신과 사물인터넷(IoT)을 기반으로 열리는 가전-모빌리티 시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존치시키지 않겠느냐는 시각이다.

서울시내 한 대리점에서 고객이 LG전자 스마트폰을 만지고 있다. ⓒ 뉴시스

◇ 주력사업 재편 불가피

관련업계에서는 MC사업부 사업 재검토에 LG전자 주력 사업의 재편이 불가피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존 ‘생활가전-TV-모바일기기’ 3각축에서 ‘생활가전-TV-자동차부품’으로 바뀔 것이란 관측이다.

LG전자는 지난 2013년 자동차부품(VS)사업부를 설립한 뒤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왔고, 지난해 12월에는 세계 3위 자동차 부품업체인 캐나다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합작법인(JV)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가칭)’을 세우기로 한 바 있다.

반면, 적자를 낸 액정표시장치(LCD)사업은 정리했다. 합작법인은 오는 7월께 출범을 앞두고 있다.

이 같은 관측은 VS사업부가 적자폭을 줄이며, 전기차 부품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것도 설득력을 더한다.

지난해 실적을 봐도 스마트폰 사업을 맡는 MC사업부만 뒷걸음쳤고 생활가전, TV, VS사업본부 등은 실적이 개선됐거나 적자폭을 줄였다.

LG전자 지난해 실적은 매출 63조2638억 원, 영업이익 3조1918억 원을 거둔 바 있다. 지난해 실적은 생활가전과 TV가 견인했다.

 

◇ LG전자 “다각도 검토 중”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을 놓고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이날 <민주신문>과의 통화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고, 스마트폰 사업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증권가는 LG전자가 MC사업부 매각을 검토한다는 소식에 일부 증권사를 중심으로 목표 주가를 올렸다.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등 4사는 현재 17~18만 원대인 목표주가를 22~23만 원대로 상향했다.

상향 근거는 MC사업부 매각 시 만성 적자 구조에서 벗어나 영업이익과 기업 가치에 긍정적이라는 게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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