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신문=장윤숙 기자]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가 8·27 전당대회를 끝으로 퇴임한다. 정치권은 김 대표의 향후 행보에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킹메이커 역할 등 그의 선택에 따라 더민주에 강한 변화의 바람이 불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는 27일 새 지도부 선출로 당내 권력재편이 친노 진영으로 급격히 쏠리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인 가운데, 당장 김 대표는 친노 측의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와 각을 세울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당과의 분당으로 당내 비주류가 대부분 빠져나간 상황에서 비주류 수장 격의 역할을 도맡게 되는 것이다. 김 대표는 25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일개 계파가 전체를 그냥 다 쓸어 잡는 그런 선거 결과가 나올 것 같은 생각이 든다"며 친노·친문계에 대한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냈다.

그는 그러면서 "지금까지 나타난 도당위원장 선거도 그렇고 그렇게 되면 과연 당이 외연 확장의 가능성을 가질 수 있겠느냐, 그런 점에서 좀 우려가 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최근까지도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희정 충남도지사, 남경필 경기도지사, 그리고 칩거 중이었던 손학규 전 고문 등 여야 유력 대선주자들과 모두 접촉했다.

이 같은 행보에 대해 김 대표는 "경제민주화를 하나의 선거의 구호로만 써먹으려고 하는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은 안 되겠다"며 자신의 경제민주화 정책을 대통령 당선 후 실천할 수 있는 인물을 물색하기 위한 차원이라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문 전 대표 견제 차원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는 문 전 대표가 홀로 대선 판을 독점하는 구도를 깨기 위한 시도라는 것이다. 대선에서 승리하기에는 문 전 대표가 확장성 면에서 역부족이라는 판단이 담긴 것이자, 집권이 가능한 대선주자를 감별해 '킹메이커' 역할에 나서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이에 대해 "사실 정치인의 능력은 어느 순간에 갑작스럽게 잘 발휘가 되면, 거기서 무슨 새로운 싹이 나올 수 있다"며 "그건 앞으로 과정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경제민주화 달성을 위해서는 당을 가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표명해온 만큼 향후 야권재편의 선두에 설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되는 상황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자신이 대선 판에 뛰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자신이 주장하는 내각제 개헌을 고리로 여야의 양 극단에 서 있는 친노-친박 세력을 제외한 중도층을 모두 끌어 모아 '제3의 지대'를 형성하는 역할에 앞장설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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