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군 합동조사 결과에 간판상품 위상 추락의 갈림길 놓여
방산비리 이어 군 사고 발생으로 이미지ㆍ실적 추락 불가피

한화테크윈 K-9 자주포. 사진=한화지방방산 캡처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방산업체 한화테크윈의 실적과 경쟁력에 빨간불이 켜졌다. 방산비리 재판에 이어 K-9 자주포 폭발 사고로 겹악재에 직면했다. 특히 해외로 수출하는 간판상품이 사고와 관련돼 있어 한화테크윈으로서는 좌불안석이다. 

K-9 자주포는 향후 대규모 민관군 합동조사단 조사 결과에 따라 간판상품 위상의 추락 여부가 결정지어질 것으로 보인다.

22일 방산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방부 육군 조사본부와 국방과학연구소, 국방기술품질원, 서울경찰청, 소방방재청, 한화지상방산, 윈텍 등으로 꾸려진 민관군 합동조사단이 지난 18일 K-9 자주포 폭발 사고와 관련한 조사에 착수하면서 한화테크윈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는 실적 우려와 간판상품의 이미지에 대한 것이다.

부정적 전망 근거는 K-9 자주포와 관련된 방산비리 수사 중에 해당 무기의 폭발사고가 터졌다는 점을 든다. 이 때문에 K-9 자주포 간판 상품의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 이 같은 부정적인 영향이 매출에도 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를 반영, 한화테크윈의 주가는 지난 21일 하락세를 보였다. 이는 부정적 시장 심리가 반영됐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반면, 일각에서는 K-9 자주포 폭발 사고 원인이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만큼 과도한 해석은 성급한 판단이라는 분석도 존재한다.

그러나 방산비리에 이은 폭발 사고 발생으로 이미지 추락과 실적 타격이 불가피한 측면이 적지 않다.

한화테크윈은 기술품질원이 지난 2010년부터 납품된 군수품 부품과 원자재류에 대한 시험성적서를 전수 조사한 결과, 시험성적서를 위ㆍ변조한 34곳 중 한 군데로 드러나 고발당했다.

이에 창원지방검찰은 수사를 벌여 지난 2014년 10월 이들 업체 관계자 중 12명을 구속 기소하고 41명 불구속으로 재판에 넘겼다.

검찰수사 결과, 한화테크윈이 군에 납품한 K-9 자주포는 차량 걸쇠 등 197개 부품의 시험성적서가 위ㆍ변조된 것으로 밝혀졌고, 방위사업청은 2015년 8월 계약심의회를 열고 군수품 시험성적서 위ㆍ변조에 연루된 한화테크윈에 대해 3개월의 입찰제한 처분을 내린 바 있다.

한화테크윈은 지난해 10월 방위사업청을 상대로 낸 입찰참가자격제한처분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했고 고등법원에 항소해 재판이 진행 중이다.

김재홍(왼쪽) 코트라 사장과 유씨 니니스퇴 핀란드 국방장관이 지난 3월 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서울 호텔에서 열린 K-9 자주포 정부간 수출계약 서명식에 참석해 서명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간판상품 위상 추락의 갈림길

방산비리에 연루돼 재판이 진행중인 간판상품 K-9 자주포는 민관군 합동조사 결과에 따라 위상이 추락될 갈림길에 섰다.

민관군 합동조사 결과가 폭발사고가 장비 관리 소홀에 따른 것이라고 밝혀지면 그나마 수출되는 무기로 남을 수 있지만 결함 등의 이유가 나오면 간판상품의 추락은 불가피하다.

폭발 사고의 원인은 단순 기기 결함과 부품 마모, 정비 소홀, 생산 시스템 오류 등에서 하나 일 가능성과 복합적 원인일 가능성이 공존한다.

현재까지 확인된 것은 K-9 자주포에 포탄이 장전된 뒤 폐쇄기에서 연기가 나오면서 불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육군은 21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연기가 발생한 이유에 대해 증거물 감정과 당시 현장 상황분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폐쇄기는 포 뒷부분에 탄약과 장약을 삽입하는 장치로, 폐쇄기가 완전히 닫혀야 포탄은 자주포에서 발사된다. 폐쇄기에서 연기가 나왔다는 사실은 폐쇄기가 밀폐되지 않았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앞서 육군 제5군단에서는 지난 18일 K-9 자주포 사격훈련을 하던 도중 포에서 폭발이 일어나 2명이 사망하고 5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와 관련 한화테크윈은 민관군 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한화테크윈 관계자는 “주도적으로 나설 수 없는 만큼 민관군 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K-9 자주포는 한화테크윈의 대표 제품이다. 한화테크윈은 지난 2001년 터키, 2014년 폴란드에 K-9 자주포를 수출했고, 올해는 핀란드와 인도에도 진출했다. 이를 반영하듯 이 회사는 아시아, 중동 등에도 K-9 자주포 수출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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