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짱의 유혹' 일반인에 파고들어...돈받고 복용 지도하는 '아나볼릭 디자이너' 횡행

 

근육질 몸짱이 되고 싶은 일반인에게 헬스장을 중심으로 의사의 처방없이 스테로이드제 복용 및 사용법을 돈 받고 알려주는 이른바 ‘아나볼릭 디자이너’ 때문에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민주신문=이승규 기자] 최근 의사 처방 없는 스테로이드제 복용 및 사용법을 돈 받고 알려주는 이른바 ‘아나볼릭 디자이너’들로 인한 사회적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스포츠 강국 러시아는 국가가 주도해 대규모 스테로이드제 도핑을 저지른 사실이 발각되면서 IOC로부터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을 금지 당했다. 스테로이드제와 같은 광범위한 도핑은 스포츠 기본의 공정성을 잃고 선수들도 선수생명을 갉아먹는 심각한 문제라 세계적으로 지탄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에는 스포츠 선수들의 범위를 넘어 일반인들에게도 도핑의 유혹이 일고 있다. 근육질의 몸짱이 되고 싶은 일반인에게 헬스장을 중심으로 불법 유통된 스테로이드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의사의 처방이 없이 스테로이드제 복용 및 사용법을 돈 받고 알려주는 이른바 ‘아나볼릭 디자이너’들 때문에 심각성이 더해지고 있다. 

쉽게 근육질이 되고 싶은 일반인들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아나볼릭 디자이너’들을 알게 되는데 의뢰비 2~3만원과 함께 몸 사진, 인바디(체성분 분석)를 이메일이나 SNS 보내주면 신체 조건을 분석한 ‘아나볼릭 디자이너’들이 스테로이드제의 복용 방법과 스케줄을 정리한 ‘스택’을 보내준다. 

스택에는 보통 10주 동안 스테로이드제 복용시기와 복용방법이 적혀 있다. 이외에 옥산드롤론과 클렌부테롤, 스타노졸롤 성분의 경구제와 근육으로 가는 혈류를 증가시키는 주사제 에페드린 등의 사용법이 적혀 있다.

하지만 이러한 사용법 자체는 대부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오남용 우려 의약품으로 분류해 의사의 처방 없이는 판매할 수 없는 아나볼릭 스테로이드제다. 전문의 처방도 없이 스테로이드제를 ‘아나볼릭 디자이너’들은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올바른 사용법을 가르쳐주겠다는 미사여구로 초·중·고급자용 스택을 3만∼9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사실상의 의료처방 행위다. 

의료전문가들은 아나볼릭 스테로이드제를 임의로 함부로 처방하는 것은 극단적으로 매우 위험한 행동이라고 말한다. 스테로이드제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부작용인데 스테로이드제를 장기적으로 복용하면 성기능 장애, 탈모, 중독성, 근육괴사 등이 나타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의료전문가들은 “스테로이드 처방은 전문의 중에서도 내분비내과 전문의가 처방해야 하고, 의료 목적으로 쓰더라도 가능한 빨리 끊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심각한 문제를 갖고 있음에도 제재 할 수 있는 법안이나 제도적 장치는 너무나 미비하다. 식약처는 ‘아나볼릭 디자이너’에 관한 민원은 아직은 없다고 하고 스테로이드 알선 행위에 관한 민원은 2017년 2건이 제기됐다고 한다. 

식약처 관계자는 “알선광고 행위를 처벌할 수 있는 법안이 제출돼 계류 중”이라고 말했다.

몸 사진, 인바디(체성분 분석)를 이메일이나 SNS 보내주면 신체 조건을 분석한 ‘아나볼릭 디자이너’들이 스테로이드제의 복용 방법과 스케줄을 정리한 ‘스택’을 보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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