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대학교 인성교양대 교수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반도 정세는 한 치 앞도 예측하기 힘들었다. 국내보다는 국외에서 한반도 위기설이 한층 더 난무했다. 특히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는 과연 대회가 제대로 열릴 수 있을지 걱정하는 국민들이 많았다.

반면에 한반도 위기설에 대해 아예 무시하는 국민들도 적지 않았다. 한반도 위기에 대한 서로 엇갈리는 주장은 그 어느 때보다도 뜨겁게 달구어졌다.

위기설을 일축하는 국민들은 국가안보에 관해 역대 군사정권에 하도 많이 속아왔기에 정부가 하는 말은 양치기소년으로 치부하는 습성이 생겼다. 어떤 정치적 이데올로기이든 간에 국민을 기만하는 정권 하에서 살아가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지난 촛불정국 때 광화문 광장에 모인 시민들의 “이게 나라냐?”라는 큰 함성은 국정농단에 대한 분노의 표출이었음은 말할 나위가 없다. 그러기에 새 정부에 거는 기대는 그만큼 컸을 게다. 이번만은 나라다운 나라를 바로 세우기 위해 적폐청산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더 이상 희망이 없는 나라로 전락한다는 위기의식이 그 어느 때보다 팽배하다. 그러나 전 정권의 부정부패 세력과 그 추종세력들의 저항도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 정부의 개혁 드라이브는 다수 국민들의 지지를 받으면서 쉬지 않고 진행하고 있는 것은 다행한 일이다.

자고로 정치지도자라면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일해야 한다. 전(前) 대통령이 국가발전과 국민의 복리증진을 뒤로 한 채, 공사(公私)를 구분 못하고 자신의 탐욕을 채우기 위해 온갖 비리에 연루되어 법의 심판대에 오를 운명에 처해있다. 실로 부끄러운 일이다. 부의 축적이 생(生)의 목적이었다면 애당초 기업을 운영했어야지 왜 정치를 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이다.

흔히 가정에서도 바람직한 자녀양육을 위해서 반드시 지켜야 할 불문율이 있다. 그것은 부모가 자녀를 진정으로 사랑해야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부모는 진정한 자녀사랑을 통해서 자녀를 올바르게 키우는 데 필요한 지혜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자녀교육과 관련된 수많은 서적과 넘쳐나는 정보의 영향으로 오늘날 어머니들은 자녀양육 관련지식을 많이 알지만 옛 어머니들보다 자녀를 더 잘 키운다고 할 수 있는가.

여기서 우리는 소중한 교훈 하나를 접할 수 있다. 그것은 누구나 자녀를 진정으로 사랑하면 바람직한 자녀교육에 필요한 지혜를 획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부모의 진정한 자녀사랑을 통해서 자녀교육 방법의 지혜를 얻을 수 있듯이 정치지도자도 국가와 민족을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나라다운 나라를 운영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지혜를 취득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특히 정치지도자들은 국민을 통치하는 관련 지식을 많이 축적하는 것보다는 국민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마음을 가진 자여야 할 것이다. 그동안 우리는 불행하게도 국가와 민족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정치지도자를 거의 만나지 못했다. 이는 곧 국민으로부터 존경받는 정치지도자가 없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많은 정치지도자들은 선거 때만 되면 으레 감언이설과 기망으로 당선되기만 하면 편법과 불법으로 자신의 잇속을 챙겨 국민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겨주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지 채 일 년도 안 된 시점에서 한반도의 위기에 대처하는 능력으로 미루어 보아 전 정권과는 분명 차별화 된다. 이전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들은 주로 국방부 출신의 강성 인사였다. 외무부 출신 관료가 국가안보를 담당하는 책임자에 임명되었을 때만 하더라도 우려하는 국민들도 많았을 게다. 그러나 특사로서 기대이상의 협상력으로 국민들의 근심 걱정을 불식시켰으며, 오히려 문재인 정부의 인사스타일이 돋보였다는 평가다.

나아가 한반도 위기를 극복하고 세계 평화를 위한 밑그림을 그렸다는 점에서 일단 좋은 점수를 받아도 무방할 것 같다. 앞으로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무엇보다도 많은 국민들은 문재인 정부가 다른 정권과는 달리 국가와 민족을 진정으로 사랑한다는 사실을 안다. 그러기에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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