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엑스 왁스 파워렛저 루프링 기프토 등 5종 상장…신뢰도 먹칠 비판 일어

서울 중구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 전광판.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조성호 기자]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1위를 다투던 빗썸이 스스로 신뢰도를 깎아먹고 있다. 각종 의혹이 불거지는 암호화폐 상장 추진을 철회한 직후 기습적으로 무려 5종의 신규 암호화폐를 상장해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18일 암호화폐 업계에 따르면 빗썸은 지난 16일 신규 암호화폐 ‘팝체인’의 상장을 돌연 연기했다. 팝체인에 대한 각종 의혹이 불거지면서 비난 여론이 쏟아지자 한 발 물러선 셈.

하지만 빗썸은 팝체인 상장 연기를 알린 지 불과 30분만에 △텐엑스 △왁스 △파워렛저 △루프링 △기프토 등 소위 ‘잡코인’으로 불리는 5종의 암호화폐를 기습 상장해 스스로 신뢰도에 먹칠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논란이 된 암호화폐 팝체인은 팝콘TV와 셀럽TV 등 블록체인 기반의 콘텐츠 서비스 플랫폼 유통을 위해 개발된 암호화폐다.

하지만 팝체인 전체 발행량의 90%를 단 두 사람이 보유하고 있고 암호화폐공개(ICO)도 하지 않았다는 점이 논란의 핵심이다. 특히 빗썸 싱가포르 법인 소속 직원이 관여한 점이 알려지면서 빗썸이 연루된 특정 세력이 시세 차익을 노린 것 아니냐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됐다.

더구나 그동안 빗썸이 신규 암호화폐 상장 시 모두 ICO 이후 였다는 점에서 이처럼 무리하게 팝체인을 상장하려고 하는 의도가 무엇인지 의심스럽다는 비판이 크게 일었다. 특히 신규 상장에서 보수적인 것으로 알려진 빗썸이 다른 거래소에서 상장되지도 않은 암호화폐를 ‘세계 최초’를 강조하며 상장시키려고 했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빗썸 측은 이에 대해 “확인되지 않은 여러 가지 허위 사실들로 인해 예정한 일정으로 상장을 진행하는 것이 불필요한 논란을 불러올 소지가 있어 상장을 연기했다”며 “다만 타 거래소에 팝체인 상장 결정이 된 후 거래를 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혀 또 다른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빗썸은 그동안 신규 암호화폐를 상장하는 경우 별도의 ‘상장심사기준’을 마련하고 전문가로 구성된 ‘상장심의위원회’를 통해 상장 여부를 결정하는 등 암호화폐 시장의 신뢰확보와 투자자 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혀왔다.

하지만 논란이 된 팝체인 상장을 철회한 직후 무려 5종의 신규 암호화폐 기습 상장으로 이 같은 노력은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 모습이다.

한 암호화폐 투자자는 “빗썸이 그동안 고객 자산 안전을 이유로 무분별한 암호화폐 상장을 지양한다더니 기습적으로 5종을 상장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은 것 같다”면서 “무엇보다 신뢰가 중요한 거래소 입장에서 이 같은 행보는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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