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현대건설ㆍ대우건설ㆍ현대엔지니어링 잇따라 대형 일감 확보

(왼쪽부터) 대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현대건설 본사 사옥 전경. 사진=대우건설, 민주신문DB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올해 하반기 들어 플랜트 수주 낭보가 잇따르면서 건설업계 제2의 중동 붐이 재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국내 건설사가 따낸 일감 규모만 해도 약 4조6000억원에 이른다.

1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 현대건설을 시작으로 해외에서 일감 확보가 이어지고 있다. 현대건설이 지난 7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3조원 규모의 원유ㆍ가스 처리 플랜트 공사를 따낸 데 이어 이달 들어서는 대우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대형 플랜트를 잇따라 수주한 것. 올 상반기 현대건설을 제외하고 내로라는 해외 수주가 저조한 것과는 상반된 분위기다.

우선 대우건설은 이달 11일 나이지리아 ‘액화천연가스 트레인(LNG train) 7’의 설계ㆍ구매ㆍ시공(EPC) 원청 우선협상 대상자 지위를 인정받는 낙찰의향서(Letter of Intent)를 받아 수주를 확정했다.

나이지리아 LNG Train 7은 연산 800만톤 규모의 LNG 생산 플랜트 및 부대시설을 건설하는 사업으로 총 사업비는 약 5조원(43억 달러)가량이다. 대우건설 몫은 전체 턴키 공사 금액의 약 40%로 2조원대다.

이번 수주는 LNG Train 1호기부터 6호기 중 5개를 시공한 실적이 높은 평가를 받아 이뤄졌다는 후문이다.

대우건설은 1978년 나이지리아에 진출 뒤 현재까지 약 70개의 공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바 있다.

현대엔지니어링도 이달 중순 인도네시아에서 4조7000억원(39억7000만 달러)규모의 발릭파판 정유공장 프로젝트를 따내며 제2의 중동 붐을 연상시키는 데 가세했다. 이 가운데 현대엔지니어링 지분은 약 2조6000억원(21억7000만 달러)이다.

이번 공사는 발릭파판 정유공장의 기존 정유설비를 고도화하고, 유로5(EURO V)표준을 충족하기 위한 설비를 건설하는 것으로 모든 공정이 EPC 턴키방식으로 진행된다. 공기는 착공 후 53개월이다.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 북동쪽으로 약 1000km 떨어진 보르네오섬 동칼리만탄 주에 위치한 발릭파판 정유공장은 지난달 발표된 신(新)수도 부지와 20km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번 수주로 아세안 최대 산유국인 인도네시아 석유화학플랜트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앞서는 현대건설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3조원(27억 달러)대에 달하는 마잔(Marjan) 플랜트 수주 잭팟을 터뜨렸다.

지난 7월초 따낸 초대형 플랜트 사업은 사우디 마잔 개발 프로그램 ‘패키지 6’과 ‘패키지 12’다.

이 사업은 사우디 동부 담맘 북서쪽 약 250km 떨어진 마잔 지역 해상 유전에서 생산되는 가스와 원유를 처리하기 위한 마잔 개발 프로그램의 주요 패키지들이다.

현대건설은 올 상반기에도 이라크 2조9000억원대 해수공급시설 공사를 수주한 바 있다.

(왼쪽부터)대우건설 수주한 보니섬 LNG 플랜트 시설 전경과 삼성물산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복합몰 공사 조감도, 현대건설이 준공 중인 사우디 우쓰마니아 에탄 회수처리시설 건설 공사 현장 전경. 사진=각사 제공

올 하반기 해외 수주는 플랜트뿐만 아니라 복합쇼핑몰 공사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건설사로는 삼성물산이 꼽힌다.

삼성물산은 지난 7월초 약 2070억원(1억7900만 달러) 규모의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복합몰 공사를 단독으로 따냈다.

이 공사는 말레이시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쿠알라룸푸르시티 센터 마스터플랜에 포함된 사업으로, 쿠알라룸푸르 도심에 최고 지상 6층 규모의 복합몰을 짓는 것이다.

총 공기는 40개월로 수주 받은 달 공사를 착공한 상태다. 준공은 오는 2022년 10월께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해외 플랜트의 잇딴 수주에 평균 원가율을 이유로 ‘속빈 강정’이라는 평가절하의 평을 내놓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글로벌 플랜트 시장에서 실보다 득이 많다.

국내외 사업 포트폴리오 구성과 글로벌 건설사로서 성장, 플랜트 노하우 집적과 플랜트 우수 인력 보유 측면에서 그렇다.

대표적인 예로 조선중공업의 경우를 꼽을 수 있다. 관련업계가 최근 잇딴 수주로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경험이 풍부한 전문 인력이 이미 해외로 빠져 나가 인력난에 시달리는 중이다.

기능 인력 역시 조선중공업 불황이 닥쳤을 때 구조조정을 당하거나 중국 조선업체로 직장을 찾아 넘어간 바 있다.

이 여파로 조선업 활황을 맞았지만 인력 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전남지역 한 조선업 산업단지의 경우 필요 기능 인력만 200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민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