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신문=김다빈 기자|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유동성 불안 문제의 대표적 건설사로 지명받던 태영건설은 결국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 전 건설업권과 부동산 시장에선 지난 한 해 동안 태영건설 부도설이 지속해서 제기되온 바 있다.

그리고 그 '설'이 현실이 되다 보니 이제 부도설은 앞으로 닥칠 현실의 예고편 적 성격이 짙어지는 모습이다.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지 얼마되지 않아 '4월 연쇄 부도설' 소문이 시장에 파다하게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부도설은 연쇄라는 말이 붙을 만큼 얽혀있는 건설사만 수십 곳이다. 부도설 내용은 "(받은 글) 4월 법정관리 업체"라는 제목으로 "한 건설사는 이미 법정관리 들어가기 위해 변호인단을 구성했다"고 구체적인 정황까지 언급됐다.

이어 "이들을 포함해 총 17개 건설사가 오는 4월 총선 이후 법정관리 신청에 돌입한다"고 적혔다.

규모가 커졌기 때문에 시공능력평가순위 상위권 건설사는 물론 모기업이 있는 건설사의 이름까지 오르내렸다. 

시장 상황은 매우 좋지 않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작금의 건설사 유동성 불안이 지난 2010년대 초 발생한 '저축은행 사태'보다 심각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실제로 연쇄 부도가 나타나면 우리 경제는 수년 전으로 뒷걸음질 칠 수 있다. 부동산 PF는 건설업계 문제만이 아니라 이를 보증하고 자금을 조달해 주는 금융사도 상당히 얽혀있기 때문에 도미노처럼 건설사가 쓰러지면 금융권 채무도 그만큼 늘어난다.

다만 근거가 확실치 않은 소문은 되레 화를 키울 수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10여 곳에 달하는 건설사가 모두 안전하다곤 할 수 없다"며 '하지만 자금 여력이 상당한 우량 건설사까지 언급돼있는 것은 무언가 지금 상황을 악화시키려는 세력이 있다고까지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소문을 여러 사람이 믿으면 진실은 아니어도 사실이 될 수 있다. 한 건설사의 부동산 PF 문제가 심각하다고 모두가 생각한다면 그 건설사는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수주가 어려워질 수 있다. 아파트를 지었다면 분양이 잘 안 될 수도 있다. 단기자금 조달이 어려워질 경우 재무적 취약성이 발생할 수 있는 중소형 건설사의 경우 소문으로 실제 부도가 날 수 있다는 것이다. 

여러 갈래로 엮여있는 우리나라 산업에서 무분별한 소문은 곧 본인에게도 긍정적인 결과로 귀결된다고 단언할 수 없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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