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부채가 유동자산 보다 많아
2차전지 사업 위한 차입금 급증

지난 9월 기장군 장안읍 소재 동부산 이-파크(E-PARK)일반산업단지에서 열린 금양 '2차전지 생산공장 건립 기공식' ⓒ부산시
지난 9월 기장군 장안읍 소재 동부산 이-파크(E-PARK)일반산업단지에서 열린 금양 '2차전지 생산공장 건립 기공식' ⓒ부산시

민주신문=이한호 기자|금양이 제출 시한을 넘겨 감사보고서 제출을 완료했다. 감사의견은 ‘적정’이 나오며 관리종목 지정은 피할 수 있게 됐지만, ‘감사의견과 관련 없는 계속기업 존속 불확실성’이 기재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금양은 27일 장 마감 후 감사의견 ‘적정’ 보고서를 제출했다. 다만 감사보고서에는 ‘감사의견과 관련 없는 계속기업 존속 불확실성’이 기재됐다.

금융감독원은 계속기업 존속 불확실성이 기재된 회사는 적정의견이더라도 재무·영업환경 등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향후 상장폐지 또는 비적정의견이 될 위험이 높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금양은 지난해 말 기준 유동부채가 유동자산 대비 2882억 원을 넘어서면서 불확실성을 지적받았다. 금양은 지난해 영업손실 146억 원, 당기순손실 603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유동부채는 4105억 원으로, 전년 1039억 원 대비 295% 증가했다.

금양의 회계감사를 맡은 삼일회계법인은 “금양이 지난해 보고기간에 순손실 603억 원이 발생했고, 기업의 유동부채가 유동자산보다 2882억 원만큼 더 많음을 나타내고 있다”며 “이러한 사항은 계속기업으로서 그 존속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할 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함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금양의 기업 존속에 불확실성이 커진 데는 2차전지 등 신사업을 강화할 목적으로 대규모 자금을 차입했기 때문이다.

금양은 지난해 2차전지 사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동부산E-PARK산업단지에 6100억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앞서 2차전지 양극재 전문 회사인 에스엠랩 지분 22.31%를 1153억 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4695 원통형 배터리 개발과 상업용 생산을 위한 R&D 센터 건립에 320억 원을 투입하고, 리튬 등 자원개발을 위해 몽골과 콩고 광산에 각각 7200만 달러와 19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이에 따라 금양은 지난해에만 3차례 단기차입금 증가를 결정해 총 2521억 원을 조달했다. 이 가운데 2221억 원은 류광지 회장의 특수관계회사인 케이제이인터내셔날과 케이와이에코로부터 차입한 것이다.

케이제이인터내셔날과 케이와이에코는 보유하고 있던 금양의 주식 각각 155만 주와 70만 주를 매각해 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양 역시 보유하고 있던 자기주식 220만 주를 3차례에 걸쳐 매각해 총 1806억 원을 확보했다.

지난 한 해 금양이 부담한 이자비용은 87억 원 가량으로 전년 대비 7% 증가했다. 단기차입 증가가 지난해 4분기에 집중됐던 것을 고려하면 올해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이자비용만 수 십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금양 측은 계속기업 존속능력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대표이사의 보유지분을 처분하거나 주식을 담보로 한 자금조달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류광지 금양 회장 등 특별관계자들이 회사 지분의 약 42%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사업보고서에서는 7200만 달러를 투자한 몽골 광산에서 올해부터 매출액 4020억 원 영업이익 1600억 원을 달성해 2024년 내 투자금 회수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2023년 9월에 착공한 2차전지 공장 역시 올해 안으로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곳 공장에서는 중기적으로 4695 원통형 배터리를 생산해 전기차 시장에 2차전지를 공급할 계획이다.

한편 금양의 감사보고서 제출 기한은 지난 21일이었으나 ‘해외 종속회사의 감사 진행 과정에서 감사의견 형성을 위한 충분한 감사증거의 지연제출에 따라 기한 내 제출이 어렵다’며 제출 지연을 공시한 바 있다. 감사보고서 제출이 지연될 경우 관리종목에 편입될 수 있다.

27일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이후 금양은 시간 외 매매에서 종가보다 5.51% 오른 12만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다만 다음날 장 개장 이후 약세를 보이며 전날 종가보다 1.05% 하락한 11만3100원에 거래가 마무리됐다. 금양의 현재 시가총액은 6조5500억 원에 달한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민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